'정년 60세'의 역설…청년 고용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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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0-03-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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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 도입 후 국내 대기업 고용은 3.8% 늘어나고 평균 근속연수는 1년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 고용은 오히려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12개 기업의 고용은 2015년 말 125만6933명에서 지난해 9월 130만5206명으로 48273명(3.8%) 늘었다. 같은 기간 근속연수는 10.1년에서 11.1년으로 1.0년(10.2%) 길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했고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청년 고용의 문은 더 좁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근속연수가 늘어난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4개사는 오히려 직원 수가 4년 전보다 줄었다.

CEO스코어는 "정년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고용을 축소했고, 30∼40대 조기 퇴직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4년간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T모티브로 2015년 말 16.5년에서 지난해 9월 22.2년으로 5.7년 늘어났다. 반면, 이 회사의 직원 수는 910명에서 766명으로 144명(15.8%) 감소했다.

근속연수 증가 2, 3위인 대우건설(5.1년)과 삼성중공업(3.8년)도 직원 수는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직원수 감소는 대우건설 202명(-3.6%), 삼성중공업 3905명(-27.9%)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밖에 서진오토모티브와 현대건설·신한카드·대유에이텍·SK건설·서울도시가스·풍산·금호타이어 등도 근속연수는 3년 이상 늘었지만,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줄었다.

이와 달리 근속연수가 줄어든 기업에서는 대부분 직원 수가 증가했다.

근속연수 감소 폭이 가장 큰 20개 기업 가운데 고용이 늘어난 기업은 13개사로 절반이 넘었다.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계룡건설의 경우 근속연수는 10.6년에서 7.2년으로 3.5년 줄었지만, 직원 수는 989명에서 1385명으로 396명(40.0%) 늘었다. 이어 SK가스(-3.2년)와 한국전력공사(-3.1년)가 3년 이상 근속연수가 줄어들었지만, 직원 수는 각각 142명(43.8%), 2000명(9.7%) 증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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