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실업대란 현실화] 수출길 막힌 車업계...부품공장 '해고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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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4-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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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조업의 주요 동력인 자동차업계 실업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대부분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수출길이 막히면서다. 2분기까지 코로나 대란이 지속되면 매물로 나오는 공장들과 쏟아지는 실직자로 코로나 쓰나미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13일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계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감소했으며, 이달부터 감소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공장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주저앉았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시장의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더 많은 실직자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소형사는 물론 만도·셰플러그룹 등 부품사 인력조정  
영세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실업 대란은 심화되고 있다. 기아차의 경차인 모닝과 레이를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는 유럽의 수출물량이 줄어들며 이달 휴업을 결정했다. 모닝과 레이는 생산량의 70%가 유럽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자동차부품 판매 업체는 당장 닥칠 실업대란에 속수무책이다.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당장 해고를 당한다고 해도 월급을 보전받을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영세 업체가 고용보험 등 완충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5인 미만 영세업체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한 종업원 수는 약 37%에 불과했다.

대형사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계 1위 자동차 베어링 제조사인 독일 셰플러그룹 한국법인 셰플러코리아도 오는 24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기아 레이 등 소형모델에 들어가는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위아 평택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내수로 간신히 버티던 대형사도 국내 공장 휴업
내수 판매로만 간신히 버티고 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해외 수출 물량 감소로 국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수출 물량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5공장은 물량 감소로 13∼17일 임시 휴업한다. 울산 5공장은 미주와 중동 등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주력 생산하는 공장이다. 기아차도 경기 광명 소하리1·2공장과 광주 2공장을 오는 23~29일 가동 중단한다. 기아차 소하리 1공장에선 카니발·스팅어·K9을, 2공장에선 프라이드·스토닉을, 광주2공장에선 스포티지·쏘울을 생산한다. 

쌍용차도 유럽산 부품공급 차질로 지난 2일부터 평택공장을 순환 휴업한다. 르노삼성차도 7년 만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한국GM은 유동성 악화에 따라 팀장급 이상 직원의 임금 20%를 지불 유예하기도 했다.

해외 공장은 중국 등 아시아 공장을 제외하고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이달 10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던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가동 중단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공장 내 직원 중 한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시장 수요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미국 공장뿐만 아닌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 브라질 공장, 현대차 러시아 공장도 셧다운 기간을 연장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도공장도 14일까지인 정부 봉쇄령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물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더라도 휴업 기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업대란 심화...30조 규모 정부 지원금 건의  
전문가들은 경영위기가 심화된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긴급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일시적 규제완화와 법인세·부가세 등 납부유예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9일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회의'를 갖고 완성차 및 부품사에 정부가 약 30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지원 건의규모는 1~3차 협력사들의 납품대금용 기업어음의 국책금융기관 매입(7조2000억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매입 규모 확대(1조원), 완성차 및 자동차 관련 유동성 공급지원(7조원), 자동차 수출금융 지원정책 마련(15조2000억원) 등 30조4000억원이다. 지원방안에는 세금 납부 기한 연장도 포함됐다.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경우 법인세, 부가세, 개별소비세와 4대보험 및 제세금의 납부 기한을 유예해달라는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동성 공급 뿐만 아니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차 보조금 차등지급, 취득세, 개소세 감면 등 인센티브 정책과 기업의 인터넷 및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 규제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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