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도봉갑에서 40%가 넘는 득표를 했다. 자신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나.
“개인으로선 아쉽긴 하다. 제가 선거를 45일 남겨놓고 공천을 받았다. 주민들께 충분히 저란 사람을 보여드리지 못한 상태였다. 오히려 배울 시간을 준 게 아닌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김재섭이란 사람이 훌륭해서 찍어 주셨다기 보다 도봉구민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바가 김재섭이란 사람의 상징 안에 들어있다고 봤다. 하나는 이제 보수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 수권정당으로 오랫동안 놀라운 국정운영을 선보인 정당인데 지리멸렬하는 모습을 보이니 ‘잘 좀 해봐라’는 의미로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세대교체라는 시대적 화두다. 젊은 사람, 패기 있는 사람, 이런 젊은이라고 하면 우리 정치권에 활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표를 주신거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통합당이 청년들에게 다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당내 청년들의 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가, 외연을 확장하는게 중요한가.
“청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유권자들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2030세대는 투표용지 2번에 도장을 찍는 것도 힘들어했다. 당내 청년들의 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절대 다수의 유권자에게서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선결 과제다. 유권자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 사야되나, 결국 정치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의회 안에서 치고받고 하는 게 아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고 분노를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혹은 우리 동네엔 왜 이렇게 체육시설이 없느냐고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만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승화하는 역할을 할 청년당이라고 할까, 새로운 조직이라고 할까. 생활 중심의 아젠다나 이슈를 다룰 수 있다면, 거기서 더 참여도가 높은 분들이 당원 활동을 하는 중간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
“저는 사실 수권정당으로서 보수정당이 멋있었다. 기득권 수호정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유능한 이미지, 실력 있는 이미지, 어려서부터 그 이미지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었다. 그게 밑바탕이 돼 정치적 성향으로 흘러가게 된 것 같다. 보수정당에 대한 큰 비판 중 하나가 기득권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거다. 전 오히려 기득권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 싶다. 기득권은 내가 취득한 권리다. 개인이 노력한 결과물이고 나의 결실 같은 것들이다. 이걸 누가 편취할 수 있나, 기득권을 지키는 정당이란 비판이 이상했다. 물론 대기업, 시장 얘기만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국민 개개인이 가지는 기득권, 사회적 물질적 지위를 잘 지켜주는 게 보수정당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내가 노력한 만큼 얻은 결실을 지켜주는 정당. 저한테 보수정당은 그런 느낌이다. 진보진영의 아젠다는 멋이 있다. 누구나 다같이 잘 사는 사회, 그렇지만 누구나 잘 살고 그랬던 적은 없지않나. 오히려 그런 주장이 국가주의나 전체주의로 흘러간 적이 많았다.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부자들을 위한, 대기업을 위한 정당이란 이미지는 탈피해야한다. 저희는 시장을 중시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된다고 본다.”
Q.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저는 지향하는 바가 있다. 보수정당이 살아남기 위해선 개인을 향한 정치를 해야한다. 정부라고 하는 조직이 계속 덩치가 커지고 있다. 모든 국민의 삶을 다 책임지려고 하고 있다. 그게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4000만 프리랜서가 되는 이 시기에, 국가가 거시적인 정책으로 모든 것에 손을 미치려고 한다면 개인의 고유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겠나. 아주 집단화된 형태의 획일적 정책, 비대해진 정부. 이런 방향이 지속되다보면 개인이 설 공간이 남아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보수가 내세우는 가치는 자유다.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국가라는 개념이 내세워야 하는 지향점이 바뀌어야 한다. 노동시장은 특히 많이 바뀌어야 될 것 같다. 일자리의 개념, 삶의 양식이 바뀔 텐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그런 면에서 저는 보수 정치인으로 ‘개인 한 사람의 안보’라는 표현을 쓴다. 정부는 작고 단단해져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Q. 정치인 김재섭이 바라는 세상은.
“시대정신이랑 관련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성이 최대화되는, 누구나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원한다. 국가의 역할은 공정한 룰을 유지하는 거다. 누군가 방만해지거나 자유를 남용하지 않도록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 될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그런 국가를 만들고 싶다. 개인이 누구나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 정당이 있고, 엄격한 룰을 집행하는 정부 국가의 모습을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다. 많은 저항이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세상을 만들도록 열심히 하겠다.”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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