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AIST에 따르면, AI 양자컴퓨팅 IT 인력양성연구센터 이준구 교수(전기·전자공학부) 연구팀이 독일·남아공 연구팀과 공동으로 비선형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준구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선형 커널을 고안해 복잡한 데이터를 활용한 양자 기계학습을 가능케 했다. 이번에 개발한 양자 지도학습 알고리즘은 매우 적은 계산량으로도 양자 AI 학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많은 계산량이 필요한 현재의 AI 기술을 추월할 단초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학습 데이터와 테스트 데이터를 양자 정보로 생성한 후 양자 정보의 병렬연산을 가능케 하는 '양자포킹' 기술과 양자 측정기술을 조합해 양자 데이터 간의 유사성을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양자 알고리즘 체계를 만들었다. 이를 IBM이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5큐비트 초전도 소자 기반 양자컴퓨터에 적용해 양자 지도학습을 실제로 실행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성공한 양자 지도학습은 현재 AI 개발의 대세인 딥러닝(심층신경망)과는 거리가 있다. 가장 기초적인 학습법인 '분류 기계학습'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양자 딥러닝 상용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준구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이라 해도 기존 컴퓨터와 비교해 우수하지 못하다. 하지만 양자컴퓨터 기술이 성숙되면 양자 AI가 현재의 AI를 앞서는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에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박경덕 연구교수는 "수년 내에 상용화될 전망인 수백 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시대가 열리면 연구팀이 개발한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기존 기계학습을 뛰어넘을 것이다.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복잡한 비선형 데이터의 패턴 인식 등에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차곡차곡 알고리즘 상용화에 다가서고 있는 국내 양자 소프트웨어 업계와 달리 국내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업계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 알고리즘 개발에도 외국 업체인 IBM의 양자컴퓨터가 활용됐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S 양자랩,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해외 업체와 비교해 7~8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있다. 국내 석·박사급 양자컴퓨터 연구진을 모두 합쳐도 구글 양자컴퓨터 연구팀에 소속된 연구진의 숫자보다 적다. 정부 차원에서 양자컴퓨터 산업 육성을 위한 강력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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