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지난 10년간 재단이 추진해 온 사업을 멈출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9월 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위한 사업을 선포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작년 1월 이사장으로 취임해 임기(3년)의 절반을 끝낸 박 이사장으로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임기 후반 전략을 들어봤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지난 10년간 농업 기술이전 건수도 증가세고, 사업화 성공률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농산업체들의 실적 하락 등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재단은 국가가 개발한 연구성과를 통해 농산업체의 제품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현장 수요 중심의 기술이전과 이를 실용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단계별 전(全)주기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 기술이전 업체들이 사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그 결과 기술이전은 3년 연속 1000건 이상, 사업화 성공률도 선진국 수준인 42.8%를 달성했다.
문제는 사업화 성공률이 농산업체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후 박 이사장은 매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우수기술 50건 정도를 미리 선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강화했다.
그는 “올해 실용화지원사업 대상을 1년 6개월 앞당겨 선정해 업체가 집중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했다”며 “기술이전 농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도 37억원에서 6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매출 향상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2010년부터 추진해 왔던 혁신적 농식품 창업기업(스타트업) 발굴·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해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대상을 250개에서 350개 기업으로 확대했다. 지원금도 기업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렸다. 기존 162개 기업에 올해 신규로 188개 기업이 추가되면서 총 350개 창업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기술이전 설명회, 해외바이어 매칭 상담회 등을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기술이전 사업 대상 기업에는 총 지원금의 70%인 74억원을 즉시 집행했다.
박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업체의 약 67%가 매출 감소, 운전자금 부족 등을 호소했다”며 “이번 지원이 자금확보가 어려운 농산업체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업체들의 온라인 판로 개척을 위해 신규 사업으로 ‘기술이전 제품 맞춤형 유통채널 입점 지원’도 추진 중이다. 7월부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 ‘농산업활력지원센터’를 신설해 농산업체의 각종 불필요한 규제 개선 등을 돕고 있다.
박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한국형 농업기술 패키지’ 수출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재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카자흐스탄 국립농업대학교 1.5ha 부지에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제품+인력+종자’를 모두 묶은 ‘패키지형 데모온실’을 구축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박 이사장은 “최근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는 사계절 채소를 생산하고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으로 국내 농산업체의 북방지역 진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우수 신품종을 농가에 조기 보급하는 사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종자는 특수미와 맥류, 밭작물 등 식량 작물과 사료작물 등을 포함한다.
재단에 따르면 종자 보급량은 2012년 270t에서 지난해 1829t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약 2250t 수준으로 늘리고, 2025년까지 연간 5000t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종자종합처리센터’ 완공 등 종자 보급 인프라 구축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민간 육종연구단지와 인접한 김제공항 부지를 활용해 종자 및 전후방 기업이 집적화된 글로벌 수준의 혁신클러스터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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