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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시장 주도할 새 패러다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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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20-07-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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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사진=아주경제DB]

식품산업이 투자만 하면 되는 산업이라면 우리나라도 이미 네슬레 같은 글로벌 식품기업이 탄생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영영 네슬레 같은 식품기업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식품 기업이 나올 충분한 토양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음식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보아도 다양성과 건강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지금 우리는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식품시장에서 온라인 쇼핑은 더 활성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과 같은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어온 초고령화 시대, 산업화 이후 시대(post-industrial age),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성장보다 삶을 중요시여기는 시대로, 미래는 지금과 확연히 다른 세계가 될 것이다. 물론 정보화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 요구와 생명윤리 보호 요구도 더 확대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미래의 식품시장을 보면, 제조와 기술에 의한 식품시장 확대보다 가치와 건강에 의한 시장 확대가 크게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화 사회에 당연히 요구되는 것으로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가치가 올라갈 것이고, 생명과학의 발달로 각 개인의 건강상태나 음식 요구도가 달라짐을 알 수 있고, AI의 발달로 개인별 건강과 환경이 초연결되어 맞춤형 음식이 추천될 것이고, 거기에 맞는 생산·공급이 이루어지는 형식의 식품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요리한 것을 공급하는 HMR(home meal replacement)보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밀키트(meal kit)가 더 주목을 받아 가고 있다. 더 나아가서 과학기술 발달, 음식에 대한 빅데이터, 개인 생명정보, AI 발달로 인한 초연결시대, 초고령화시대, 삶의 질 향상 등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겪어가면서 미래는 개인 맞춤형 식품시대의 도래가 필연적일 것이다.

동시에 코로나 이후, 산업화 이후 시대는 일하는 시간보다 삶을 영위하는 시간이 분명 더 많아져 전 세계 어디로 여행을 갈지, 거기서 무엇을 먹을지 등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결국 세계적인 식품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존의 성장동력 산업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개인맞춤형 식품 시장과 세계 각국의 지역이나 민족의 향토 음식시장을 어떻게 개척해 나가야 하고 대응하느냐가 좌우할 것이다. 식품시장에서 글로벌과 로컬은 양날의 검과 같아 매우 중요하며 서로 견인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개인 맞춤형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은 아무 나라나 할 수 없다. 과학적인 기술, AI와 4차 산업혁명, 음식과 식품 기반, 다양한 식품과 데이터를 확보한 나라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강한 발효식품과 그 문화가 있다. 세계 향토 지역 음식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와 가치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일등 식품기업으로서 식품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그 나라 로컬푸드의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에서 더 빛날 것이다.

여태껏 네슬레와 같은 식품기업이 탄생하지 않은 이유는 식품을 단순히 칼로리 얻는 것으로 인식하고, 가치에 투자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솔직히 라면이나 초코파이 하나로 세계 일등기업이 될 수 없지 않은가? 산업화 이후 4차 산업혁명시대와 초고령사회에 식품분야에서 세계 일등기업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물론 기업 혼자 감당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네슬레 같은 일등기업이 탄생하느냐 못하느냐로 갈릴 것이다. 맛과 문화에 대한 가치는 보호벽이 높지 않아 세계 각국의 로컬푸드와 문화유산과 식품에 대한 자료를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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