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노딜로 국유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손 부위원장은 다만 "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미뤄진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딜클로징(종료)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금호산업이 거래를 마무리하자고 HDC현산에 내용증명을 보내자 HDC현산은 아시아나에 대한 재실사를 하자고 대응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HDC현산이 인수 포기를 염두에 두고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갈 수 있어 국유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린다.
손 부위원장은 이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의 대출 상환 연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다"면서도 "금융권이 이자 상환 유예 연장에 대해서 그렇게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9월30일까지 모든 금융권에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로 흐르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기업들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 조치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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