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에 10조7000억원 넘게 퍼부어···영국과 일본 뒤이어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통상 3단계의 임상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만,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를 비롯한 기업들은 연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동시에 2상과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는 올여름에 시작한 임상 3상 시험의 결과를 오는 가을에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모더나는 1차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정부가 모더나에 지원한 금액은 9억5500만 달러 정도다. 모더나는 아직 미국 정부와 공급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내년까지 최소 6억~10억회분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미국 연방 정부로부터 21억 달러를 받았다. 여기에는 백신 연구 개발과 지원 비용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미국에 1억회 투여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5억회분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 사노피·GSK 개발 백신의 임상 3상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확보된 물량은 미국인에게는 무료로 접종된다
이외에도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대학교 공동개발 백신 등은 미국에 1억회분을 먼저 제공한다. 노바백스는 최근 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오는 가을 3상에 돌입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3단계 임상시험 중 이미 최종단계에 들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본에도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 확보를 위한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2단계까지의 임상시험 결과, 백신을 1회 접종한 사람의 90%, 2회 접종한 사람의 전원에게서 바이러스 예방효과를 가진 '중화항체'가 생성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에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까지 6,000만명분 공급에 대한 기본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백신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보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1억회 투여분을 확보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사노피·GSK로부터 6000만회 투여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중국도 속도전···WHO "백신 내셔널리즘 우려"
중국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영 제약기업인 중국의약그룹(中國醫藥集團·시노팜) 산하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가 지난 6일 중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불활성화백신 생산시설 가동을 위한 승인을 받았다. 곧 대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노팜 산하의 우한생물제품연구소도 3상 돌입했다, 중국 내에서 1, 2상 임상을 순조롭게 진행해 왔던 시노팜은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진정세로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면서 예전처럼 많은 임상시험 환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시노팜은 3상 임상 장소를 외국에서 물색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상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시노팜은 최종 판매 허가를 받은 후 생산에 돌입하면, 우한과 베이징에서 연간 2억2000만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10월 말부터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7일 베이징커싱(北京科興·시노백)은 세계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에 착수했다. 시노백이 코로나 백신 3상을 브라질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노백은 내년 중반 양산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13개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 이 중 9개 기업이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최근 글로벌 백신 확보 경쟁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열린 '에스펜 안보 포럼'에서 "백신 내셔널리즘은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백신을 공유해야 세계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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