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를 입주민 마음대로 선정할 수 없다거나, '공공스러운' 탓에 아파트 고급화가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사실과 달랐다.
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1132번지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신흥2구역)'에서 만난 GS건설 관계자는 "입주민 입장에서만 보면 앞으로 공공참여형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과 비교해 품질상 차이가 없고 사업성이 뛰어난 데다 추진절차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사 이윤이 다소 제한되지만, 입주민에게는 이득인 구조다.
공공재개발 해보니 비례율 무려 144%
실제로 지난달 최고 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흥행에 성공한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신흥2구역)’ 역시 민간 조합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과 감리를 맡은 공공재개발 단지다.토지 등 소유자(원주민)가 3분의 2 동의 하에 공공재개발을 추진키로 하면 25명 이하로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한 후 시공사 선정 등 본래 조합이 하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형태다.
현장에 동행한 LH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입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시공품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공공이 참여하면 각종 조합 내 비리와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데다 본래 기부채납으로 지출할 비용을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사업추진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LH가 통보한 신흥2구역 추정 비례율을 보면 59㎡ 기준 144%에 달한다. 본래 살던 주택의 가치가 재개발 사업비를 공제하고도 1.4배가 된다는 의미다.
그동안의 절차를 보면 2016년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2017년6월 관리처분계획인가, 2019년6월 철거, 올해 8월 분양 순서로 상당히 빠르게 진척됐다.
공공재개발사업의 경우 원주민 4분의 3의 동의서를 받아 조합을 설립하고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와 번거로운 조합원 임시총회를 생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아파트 고급화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오해"라며 "민간사업과 같이 입주민들이 각 시공사가 제출한 설계안을 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9년 전 완공된 현장, 지금은 '대장주'
이에 사업이 완료된 사례를 보기 위해 인근에 있는 '성남단대푸르지오'에 찾아갔다. 준공 9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에 나온 신축 아파트와 외견상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인상이었다.경기도 성남시와 LH가 1차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완성한 이 단지는 가격 측면에서 봐도 84㎡(이하 전용면적) 지난달 실거래가 기준 8억8000만원에 달해 소위 지역 대장주로 거듭난 상태다.
단지 내부 역시 일각에서 우려한 낮은 품질은 찾을 수 없었다. 차량 대신 공원으로 꾸며진 지상과 피트니스센터 등으로 구성된 입주민편의시설, 배드민턴장, 놀이터가 마련돼 있었다.
앞으로 공공재개발의 사업성은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높이고 기부채납 비율을 더 낮추기로 하면서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대 용적률을 360%까지 허용하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기부채납하는 내용을 골자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지난 1일 발의했다.
초과 용적률의 50~75%를 기부채납하는 일반 재개발사업보다 사업성을 더욱 높인 셈이다. 국토교통부와 LH 합의를 거쳐 마련된 이번 안은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적률 인상에 사업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고려해 모의 분석한 결과 민간 대비 공공재개발 사업성(비례율)은 13.6% 개선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철거 후 새집에 입주하기 전까지 LH가 보유한 임대주택에 거주하거나 저리로 이주비용을 받을 수 있고, 법률과 설계, 각종 전문가의 도움도 있어 재개발은 공공참여 방식이 가장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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