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린 기업 셋 중 하나는 '좀비기업‘…올해는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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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10-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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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ㅇ]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 못하는 기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미·중 무역 분쟁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각 기업별 수익성과 성장성, 안정성에 모두 적신호가 들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더욱 좋지 못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부담을 나타나는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36.6%로 집계됐다. 전체 기업 중 36.6%는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전년(35.2%)에 비해 0.6%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4만1408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26.5%로 전년(470.9%)에 비해 144.4%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측은 “ 지난해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글로벌 통상관계에서 마찰이 발생해 기업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0.4%로 전년(4.0%)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규모별로는 대기업(2.7%→-2.3%)과 중소기업(5.9%→4.2%)이 모두 떨어졌다. 대기업 성장률이 하향 전환한 건 지난 2015년(-1.3%)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수출 타격을 받은 반도체, 전기전자 제품 중 대기업 비중이 높았던 여파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도 제조업(4.0%→-1.7%)과 비제조업(4.0%→2.3%)의 매출액 증가율이 모두 하락했다. 전기·영상·통신장비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8.1%, 화학제품업은 -5.2%씩 각각 줄었다. 전기가스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냉·난방일수가 줄어들면서 7.8%에서 -2.4%까지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6%에서 4.2%까지 고꾸라졌다. 대기업(7.2%→4.8%)과 중소기업(3.5%→3.4%)이 동반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제조업(7.3%→4.4%)과 비제조업(4.3%→4.0%)에서 모두 떨어졌다. 대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 감소폭은 지난 2009년 이래 가장 높았다.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77.2%에서 77.6%로, 판매관리 비중은 17.1%에서 18.2%로 높아졌다.

부채비율 역시 전년(111.1%)보다 악화된 115.7%를 기록했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확대되고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비제조업(149.2%→157.8%)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자료에서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계기업이 지난해보다 급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외감기업)만으로 대상을 좁혀도, 이자보상배율이 100%에 못 미치는 기업 비중이 작년 14%에서 올해 21.4%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5곳 중 1곳이 번 돈으로 이자 내기도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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