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8조8393억원을 기록했다. 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6월말 최고치인 27조258억원을 기록한 뒤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이후 개인 대상 판매 잔액이 급감했다. 지난해 말 23조9219억원에서 올해 2월말(22조7014억원), 7월말(19조7116억원), 지난 8월 말(19조3413억원) 등 감소폭이 가팔라졌다. 개인 판매 대상 사모펀드 판매액이 위축되면서 사모펀드 전체 시장의 개인 투자자 비중도 4.43%로 급감했다. 지난해 6월말 사모펀드 시장의 개인 비중이 7.2%였던 것에 비하면 비중 역시 2.77%포인트 하락했다.
개인들의 사모펀드 투자 잔액은 급감했지만 직접투자나 랩어카운트 잔고는 되레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 중순 투자자 예탁금은 65조1359억원으로 올해 초 30조원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MMF(머니마켓펀드)와 함께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같은 기간 개인들의 해외주식 직구 등 직접투자나 랩어카운트 자산도 급증했다. 한국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대금(11월말 기준)은 1662억 달러로 지난해 41억 달러보다 305.6%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104억 달러에 그쳤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올 들어 1분기 274억 달러, 2분기 435억 달러, 3분기 620억 달러로 시간이 갈수록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국내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89.1%)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홍콩(6.4%) 중국(1.9%) 일본(1.6%) 유럽(0.3%) 순이다.
해외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급증했다. 11월말 기준 해외투자 사모펀드 자산총액은 167조3987억원으로 올해 1월말(150조7209억원) 대비 17조 이상 급등했다. 해외투자펀드는 해외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특별자산 등에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자본시장이 장기간 저금리·저성장이 이어지면서 해외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옮겨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옵티머스 사태도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투자 사모펀드 수는 1월말 3144개에서 11월말 3078개로 소폭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투자 양극화가 됐다는 의견이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환매가 일어나면서 펀드수는 줄면서 신규 펀드 설정은 줄고 있던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설정액 자체는 증가했지만 사모시장의 신규 펀드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들어 사모펀드 상승세가 크게 꺾였는데 이는 자본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나친 규제는 결국 자본시장 전체의 위축으로 직결되므로 규제보다는 시장논리에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체 사모펀드 시장은 성장세 역시 둔화됐다. 이달 1일 기준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441조5611억원으로 연초(416조679억원) 대비 25조원 이상 성장했다. 다만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순자산이 76조원가량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꺾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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