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두고 정부가 지나치게 장고에 들어가면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고수위로 상당수 국공립 및 민간시설의 운영이 중단돼 사실상 도시 봉쇄조치에 가깝다
정부는 서민경제의 핵심 축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민들은 '3단계 격상' 필요성에 공감하며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3단계 격상을 피하기 위해 수도권 감염다발시설을 타깃으로 한 '2+알파 단계', 서울시 9시 이후 영업제한 내용을 담은 '준 3단계' 등의 새로운 거리두기 방침을 내놓은 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포함해 다음 주 월요일에 종료되는 거리두기 단계 구분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다음 주 월요일에 종료되는 만큼 거리두기의 연장 또는 상향 조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주말까지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유행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수능도 끝났는데 3단계 가자", "3단계 올려서 빨리 확산 막자", "3단계에 준하는이라는 말장난은 그만", "과감하게 셧다운하고 코로나 뿌리뽑자" 등 강화된 방역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활동이 자유로운 낮에 감염 위험이 더 높은데 정작 현실은 저녁 장사하는 사람들만 꼬리자르기식"이라면 " 3단계 봉쇄 조치로 다 같이 고통을 감수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게 낫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거리두기를 3단계로 즉시 상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주경제의 통화에서 "이번 유행은 1, 2차 유행과 양상이 달라서 당시에 적용했던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하루 머뭇거릴 때마다 환자가 몇십 명씩 발생하는데, 그 생명에 대해서 정부가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의 때를 놓치면 실기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629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긴 것은 대구 신천지 교회발 1차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3월 3일이후 9개월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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