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이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수천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놓으며 당장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재갑 교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2, 3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노력을 해야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만약에 2.5단계를 이번에 하고 이번 주에 효과를 보여서 약간 떨어지는 추세로 가면 다행이기는 한데 만약에 그렇지 않다고 그러면 이번에 3단계 안 올린 것을 또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거리두기 3단계로) 올려놓고 만약에 잘 떨어지면 빨리 낮추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선제적인 접근이 현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도 이제 상황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인정해주시고 또한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이라도 당장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천 교수는 "지금 확진자 수치가 1000명을 넘었다. 며칠 사이에 지금 거의 2배 이상 격상을 했는데 이 확진자 수보다 무증상 감염자 수를 생각하면 사실 3단계 이상 격상을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3단계 격상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식당 이런 곳에서 감염이 된다"며 "마스크를 잠깐 내리는 순간에 감염이 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차단하는 의미에서 3단계 격상이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지 못할 경우 하루 최대 1200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4일 "전날 기준으로 감염 재생산지수를 1.28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환자 수를 추계해보면 950명에서 1200명 사이의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란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달 초부터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하며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서민 경제의 핵심 중추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사회·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거리두기 2+알파 단계를 고수해왔다.
결국 전날(13일) 일일 확진자 수가 1030명을 기록하며,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1000명 선을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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