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누가 저 원고를 써주는지 궁금하고 심히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거시경제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한국경제의 미래에 희망을 주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 이렇게 밝히면서 “대통령은 그 근거로 수출과 주가를 들었다. 수출실적이 좋고, 주가가 사상 최고라는 것이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거시경제는 소비, 투자, 정부재정지출, 수출입을 다 합친 GDP의 움직임을 말한다. 지금 GDP를 지탱하는 것은 수출과 재정지출이다”면서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출은 반도체가 주도하며, ‘반도체 착시’를 제거하면 결코 좋은 흐름이라고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그리고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늘려가며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한 점은 다 아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사상 최고를 기록한 주가가 대통령 말씀대로 우리 경제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거라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그러나 지금의 주가상승은 ‘시중에 풀린 돈이 몰려서 올라간 머니게임’의 측면이 크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거시경제의 흐름은 좋은 게 아니라,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수출과 주가 숫자만 보고 거시경제가 좋다고 하고 자화자찬할 상황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세 가지 위험성을 지적했다. 먼저 “코로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해서,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K자형 양극화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코로나 양극화로 일자리를 잃고 가게와 공장 문을 닫고 절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은 거시경제 흐름이 좋다는 대통령 말에 공감할까”라고 했다.
또 “코로나 백신 도입에 실패해 접종이 늦어지면 코로나 디바이드(divide)의 패배자가 된다는 것”이라며 “이 위험을 피하려면 백신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긴급지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부실기업, 부실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면서 “지난 3년 7개월 동안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부터 실패한 이래 지금까지 ‘하늘에서 돈 뿌리기 (helicopter money)’ 이외엔 변변한 경제정책이 없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거시경제 흐름이 좋다는 식으로 ‘정신승리’ 할 때가 아니다”며 “우리 경제의 앞길에 놓인 시한폭탄을 치우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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