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역대 최악의 경기 침체 상황을 맞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방역 대응을 실패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내년 경제 반등 상황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리뷰(NAR)는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교부 차관의 기고문을 통해 "2021년 동남아 지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내년 전망을 놓고 "상황이 개선하리라고 바라는 낙관론자들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 정도로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리뷰(NAR)는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교부 차관의 기고문을 통해 "2021년 동남아 지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내년 전망을 놓고 "상황이 개선하리라고 바라는 낙관론자들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 정도로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반등만 하면 만사 OK?...NO! 역내 정치불안 상황도 난제
특히, NAR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서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카우시칸 전 차관은 "미·중 패권 경쟁까지 심화한 상황에서 아세안의 중립성을 시험할 수 있다"면서 "전통 동맹국과의 양자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려는 차기 미국 정권은 일본·호주·한국·인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국내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는 동시에 유럽 내 동맹 복원과 이란핵협정 복귀 등 대외 현안도 산적해 있기에 얼마나 아세안까지 얼마나 신경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우시칸 전 차관은 "미국의 존재는 여전히 동남아에서 전략적 균형을 위해 대체할 수 없는 요인"이라면서 "중국과의 원만한 교류를 위해서도 전략적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세안 중심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민족주의를 강화시키고 민심을 흉흉하게 만든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 동남아 각국에는 내부적으로 각종 정치 이벤트가 포진해 있어 아세안 공동체 강화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국은 5년 만에 다시 계엄·쿠데타 정국으로 돌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2016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세력이 개정한 헌법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한 반정부·민주화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왕실에 대한 불만과 왕정 개혁 시위로까지 발전했는데, 이는 태국 역사상 유례가 없던 일이기에 상황이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대선을 앞둔 필리핀도 내년 본격적으로 선거 정국에 돌입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코로나19 유행세로 4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았다. 이에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필리핀 정부가 감당하기 힘든 1800억 달러(약 214조원) 규모의 '빌드, 빌드, 빌드(Build, Build, Build)' 인프라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재정절벽' 위험성도 커진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서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작년 2019년 재선에 성공하고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선전했지만, 최근 지지율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의회의 불신임 위기가 부상하자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를 꾀했지만, 말레이 국왕의 거부로 실패하면서 국정 장악력이 약해진 상태다.
공산주의 국가 체제인 베트남·라오스는 내년 초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비교적 정치 상황이 안정화한 싱가포르도 올해 불안정했던 상황을 반영해 정책 노선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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