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吳, 10년 만에 화려한 부활…野 대권잠룡 급부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2011년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뒤 10년 만의 화려한 복귀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약 20% 가까운 차이로 승리를 거둔 그는 국민의힘 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40조 예산 쥐락펴락하는 '소통령' 탈환

7일 발표된 방송 3사의 서울시장 보선 출구조사 결과 오 당선자는 59.0%의 득표를 한 것으로 조사돼 박 후보(37.7%)를 크게 앞섰다. 사전투표 결과가 합산되지 않았지만, 당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사퇴 뒤 오 당선자는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대 총선 서울 종로,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서 연이어 낙선했다. 2019년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도전했지만 황교안 전 대표에게 패배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만 46세로 서울시장에 당선돼 화려한 40대를 보냈지만, 50대엔 정치적 실패만 거듭했다. 만 60세를 맞는 올해 서울시장 보선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서울시장은 사실상 선출직으로는 대통령 다음 가는 자리로 평가된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도 참석하기 때문에 야당 소속 서울시장은 대통령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메르스 사태 등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엔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한 자릿수 선호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당 밖의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지지층의 선호도를 독점하면서 이렇다 할 두각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文과 대립각 세우면 윤석열 경쟁자로 부상

오 당선자가 서울시장에 취임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기 시작하면, 윤 전 총장에게 쏠린 야권 지지층이 오 당선자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과 갈등을 겪은 윤 전 총장에게 반문 지지층이 결집한 상태인데, 오 당선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 지지층 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오 당선자가 바로 내년 대선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서울시장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보선으로 당선된 뒤 또 대선에 도전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다. 내년 대선일은 3월 9일, 지방선거일은 6월 1일이다. 대선 30일 전에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약 4개월간 서울시정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오 당선자는 상황을 관망하며 차차기 대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선에서도 5년을 기준으로 한 공약을 내세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한 차례 더 도전한 뒤, 2026년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고 2027년 대선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오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의 지지를 얻은 것은 향후 대선 가도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2.5%, 30대 남성의 63.8%가 오 당선자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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