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은 게임 '포터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앱스토어의 운영 관행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소송을 제기해 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을 맡은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앱 외부이동 차단 조항은 중요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숨기면서 불법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억압했다"면서 "이런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처방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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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인베스팅닷컴 갈무리]
그러나 이번 판결은 애플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인앱 결제 부분에 대해서만 애플에 규제를 강제했다. 다른 대부분의 소송 쟁점에서 애플의 조치들을 그대로 인정했다. 또 지난해 에픽게임스가 게임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기존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면서 손실액을 애플에 지급하도록 했다.
180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판결문은 애플 사업 방식에 대한 비판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전 세계 경쟁 업체는 물론 디지털 시장 보호와 거대 기술기업들의 지나친 확장을 억제하고자 하는 국회의원 등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물론 향후 규제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다만 온라인 데이트 회사인 매치그룹은 WSJ에 "이번 판결은 구식 독점금지법이 법원에서만 고쳐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의 독과점에 따른 불공정한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FRA의 리걸 에지 리서치 책임자인 닉 로델리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애플 앞에 놓인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판결은 연방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기업 관행 사건과 잠재적으로 다른 개발업체 소송과 관련한 지침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원 판결로 1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앱 결제 시장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애플의 주가도 흔들린 것이다.
그러나 오는 14일로 예정된 ‘스페셜 이벤트’에서 공개되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열광적인 시장의 반응을 얻어낼 경우 주가의 약세는 단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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