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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와 확진자 수 증가 및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동조화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들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주가도 동반 상승하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을 비롯해 △랩지노믹스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수젠텍 △진매트릭스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로 꼽히는 6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 7월 초 이후 11.93% 하락한 상태다.
이들 중 랩지노믹스를 제외한 5개 종목은 모두 지난 7월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이 지난 7월 초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주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중순들어서는 하락 전환했다.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곳은 진매트릭스다. 진매트릭스의 주가는 지난 7월 6일 1만5400원이었으나 이달 15일에는 1만1300원으로 26.62% 떨어졌다. 이와 함께 수젠텍도 주가가 같은 기간 2만1700원에서 1만6900원으로 22.12% 하락했고 휴마시스와 씨젠도 각각 16.48%, 16.10% 떨어졌다.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신속면역화학진단 제품인 'STANDARD Q'의 코로나19 항원 진단 제품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해 7월 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상장 첫날 6만1000원에서 이달 15일 4만7900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진단키트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상승하기보다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국민 80%, 18세 이상 성인 90%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목표를 앞당기고 '위드(with) 코로나'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도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져 관련 종목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진단키트 수요 증가가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수급이 고소득 국가 위주로 형서외면서 백신을 자체 확보하지 못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것"이라며 "저개발 국가로의 진단키트 수출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와 여러 변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다가백신이 출시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3~4개 변이 바이러스를 동시에 다루는 백신은 부재한 상황으로 주요 변이 바이러스를 모두 다를 수 있는 다가백신 출시는 빨라도 오는 2023년 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복용하기 쉬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는 진단 수요를 더 증가시킬 것"이라며 "진단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사업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위드 코로나'로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 체계로 전환되더라도 백신뿐만 아니라 진단도 동반돼야 하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승회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돌파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진단을 통해 변이 이력을 파악하고 그에 맞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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