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 부처 조직개편안과 공공기관 이전 공약을 내놓으면서 이전설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대선마다 부처 개편과 이전 방안이 되풀이되는 탓에 정권 말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 이전과 개편 방안이 몰리는 금융부처와 금융 공공기관에서 업무 효율보다는 표심에 우선순위를 둔 공약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5일 부산을 방문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을 밝혔다.
산업은행을 이전하려면 본점을 서울에 둬야 한다고 명문화돼 있는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무산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대전을 찾아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기업들, 공공기관들 200여 곳을 지방으로 다 옮기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무현 정부에서 153개 기관 이전을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2차 공공기관 추진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이때 대상에 올랐던 금융기관이 산은,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를 없애고 금융 감독 체계를 산업·감독 부문으로 이원화하는 방안도 ‘뜨거운 감자’다. 후보별로 세부안은 다르지만 크게 금융위의 감독기능이나 정책기능을 기획재정부 혹은 금융감독원에 이관시키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산은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이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법, 기업은행법, 수출입은행법 등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여야합의 없이는 표심용 공약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위 개편안도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소재로 상당수 금융위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들 공약이 구체화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분리하거나 이전한다고 하면 분위기는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 정부와 차별화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각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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