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해외 사업을 접는 대신 콘텐츠 기업이나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문 콘텐츠 스타트업 '비욘드바운더리'와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등 콘텐츠 사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중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자체 콘텐츠를 기획하고 ‘도우인’ ‘샤오홍슈’ 등 현지 SNS 채널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캐릭터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인플루언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예술·문화 대체불가능토큰(NFT) 상품 개발 등 이색 기획을 통해 국내를 넘어 중국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롯데홈쇼핑이 추진하는 '퍼스트 앤 트루 미디어커머스 컴퍼니' 비전의 일환이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급성장한 콘텐츠 플랫폼 시장을 공략하는 등 미디어커머스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스켈터랩스’를 시작으로, 미디어커머스 기업 ‘어댑트’, 실감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포바이포’ 등 사업 전문성과 IT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39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유명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직접 투자하며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는 미디어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자체 콘텐츠 개발 및 상품화를 통한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NFT와 메타버스 등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국내 13개 ICT 전문 기업 및 전문가와 ‘메타버스 원팀’을 출범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의체를 신설하고, 전략 수립, 신기술 도입 등 단계적으로 고도화한 후 내년 중 통합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의 이 같은 행보는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함이다. 홈쇼핑은 송출수수료 인상 부담과 이커머스 채널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300억원,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어든 890억원에 머물렀다.
글로벌 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04년 대만을 시작으로 2010년 중국, 2012년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2019년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남은 해외 진출국은 대만이 유일하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홈쇼핑은 미디어커머스 도약을 목표로 신사업 투자, 자체 콘텐츠 개발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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