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필요하다면 리츠만 한 상품이 없다. 리츠가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공모리츠들은 최근 하락장에서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조용민 마스턴투자운용 리츠부문 부대표(전무)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마스턴투자운용 사무실에서 '리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조 부대표는 건설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당시 부동산금융의 중요성에 눈을 뜨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뉴욕대 부동산금융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귀국 후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와 하나UBS자산운용 실물자산본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글로벌대체투자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마스턴투자운용에는 2018년 해외투자본부장으로 입사해 지난해부터 리츠부문을 전담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금융 분야 선두 주자중 한 명이다.
다음은 조용민 부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최근 증시가 부진한데 이에 따른 리츠 시장의 영향은.
"상장리츠 주가는 매일 확인하고 있는데 최근 리츠 가격을 보면 주식 대비 변동성이 낮아 선방하는 추세다. 최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 약화, 즉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캐피털마켓)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다. 주식은 두 요소 모두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대폭 하락했지만 리츠는 다르다.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고 캐피털마켓 수급 문제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노후자금이나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할 때 펀더멘털과 캐피털마켓이 불안정한 최근 상황에는 리츠가 더 좋은 대안이다."
-인플레이션도 증시를 짓누르는 요소다. 이에 따른 영향은 어떻게 되나.
"부동산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고 리츠는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상품이다. 다만 리츠도 상장 상품인 만큼 캐피털마켓의 요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자금이 이탈하면서 소폭 약세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최소한 다른 자산에 비해서 타격이 덜한 상황이고 주식 종목들과 달리 펀더멘털 타격이 작아 장기적으로 보면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리츠는 사모 상품이 주류였는데 최근 몇 년간 공모리츠가 대거 등장하는 추세다. 이런 현상의 배경은 무엇인가.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이후 기업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용도로 공모리츠가 한 차례 활성화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리츠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동안 신규 상장이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자금 확보나 운용사의 투자 관점에서 리츠가 증가하는 추세다. 운용 추세도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인 개발형 리츠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중시하는 기조가 확산되면서 리츠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 여기에 개인이나 기관투자자가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공모리츠 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퇴직연금 리츠투자, 상장 절차 간소화 등 업계와 관련기관의 제도 개선도 공모리츠 시장 활성화에 일조했다."
-최근 대형 운용사나 대기업 집단이 리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그룹 리츠에 대한 전망은.
"기업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유동화하려는 수요가 분명히 있는 만큼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자산 운용에 노하우를 가진 운용사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다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이 신세계그룹과 함께 자산 유동화 업무를 한다는 소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 금융지주사 계열 자산운용사가 리츠 전문회사와 협업해 상장하는 형태도 증가할 전망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언제쯤 공모리츠를 출시할 예정인지.
"올해 상반기, 구체적으로는 3~4월께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상장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 준비했지만 리츠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판단해 최적기를 기다렸다. 때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선매입을 통해 부동산자산을 추가로 편입해 현재 대비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추가 확보할 수 있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만의 강점이 있다면.
"4개 자산 중 3개 자산이 최근 가장 유망한 섹터인 물류센터 위주로 구성됐다. 인천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프랑스 소재 물류센터 2곳 등이 물류센터 부동산이다. 각각 쿠팡과 아마존이 장기임차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최근 물류와 이커머스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가장 트렌디한 리츠라고 본다. 실제로 프랑스 물류센터 자산 가격은 이미 매입 당시 대비 10% 이상 상승한 상태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자산 매각 시점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공동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자산군을 리츠에 편입하려다 보니 2개 자산을 공동 투자로 취득했다. 이에 따라 인천 항동 물류센터와 프랑스 오피스빌딩은 약정된 시기에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매각차익은 즉시 리츠 소유자들에게 배당된다. 하지만 원금 부분은 재투자해야 한다. 어떤 자산에 재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지가 리츠 운용사의 역량 평가와 직결되는 만큼 해당 시점 기준으로 가장 유망한 자산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주식 대비 낮은 수익률을 이유로 리츠 투자를 망설이는 투자자도 제법 있다.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면.
"역설적이게도 재미없는 상품이라는 점이 리츠의 장점이다. 노후자금을 롤러코스터처럼 변동성이 큰 곳에 투자하면 리스크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놀이공원 방문객들이 취향에 따라 놀이기구를 이용하듯, 투자도 자금의 성격과 투자자 성향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리츠는 하나의 선택지인 셈이다. 기본적으로는 배당수익으로 만족하는 투자자들이 리츠에 주로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일각에서는 차액결제거래(CFD) 등을 통해 리츠에 투자하는 사례도 있다. 변동성이 낮은 대신 배당에 대한 전망은 확실한 리츠에 보유분 대미 많은 자금을 일으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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