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發 가격 인상, '1000원 커피' 시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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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2-02-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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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벅 아메리카노 400원 올리자 투썸 탐탐 할리스 줄인상

  • 원가 상승에 고민 깊어진 메가커피·빽다방...일단 "지켜보자" 관망

  • 매머드커피, 10% 인상했지만...아메리카노 가격 그대로

  • 제조 음료, 디저트 확대해야 마진 맞아

연초부터 식음료 상품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업종이 커피다. 스타벅스가 연초부터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음료 가격을 100~400원 인상한 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할리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이제 관심은 저가 커피 브랜드로 향한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아직 가격 인상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커피는 매일 하루 1~2잔씩 소비되기 때문에 서민 물가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품 중 하나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대형 커피 브랜드와 경쟁해왔던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격 인상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1000원대 아메리카노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고, 제조 음료와 디저트 판매에 주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각 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1000원대 커피를 판매하는 주요 브랜드 중 아메리카노 가격 인상을 공식화한 업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커피 원두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 중에선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빽다방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가맹점주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을 두고 망설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거나 고급스러운 공간 인테리어, 케이크 등 히트 상품으로 정체성을 구축한 고가 커피 브랜드와 달리 저가 커피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 그 자체가 정체성이다. 섣불리 가격을 인상하면 저가 커피라는 정체성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수많은 경쟁 브랜드에 점유율을 뺏길 위험이 크다.
 
스타벅스처럼 확실한 1등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통상적으로 가격 인상은 1등 업체가 선제적으로 발표하고 후발 주자들이 가격을 맞춰 가는데, 저가 커피 업계에선 가격 인상을 주도할 만한 확실한 1등 업체가 없다. 한두 업체가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한다고 해도 다른 저가 브랜드들이 이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애초에 아메리카노 등 1000원대 상품은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닌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적 측면이 강해 가격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온 손님 중 일행이 고가의 제조 음료나 디저트를 주문하면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사라지면 다른 제품 판매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저가 커피 브랜드인 매머드커피는 제품 가격 10% 인상을 선언했지만 아메리카노 가격은 종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매머드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미디엄 사이즈 기준 1400원이다.
 
커피전문점 브랜드 관계자는 “1000원대 아메리카노는 그 자체로 수익이 발생한다기보다 일종의 '미끼상품'에 가깝다. 아메리카노로 브랜드를 알리고, 손님을 끌어모아 단가가 비싼 제조 음료나 디저트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저가 커피들도 1000원 커피에 대한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이 가격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제조 음료 개발과 다양한 디저트 공급에 주력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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