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경신하는 등 급등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느려지긴 했지만 상승폭은 시장 전망치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대비 0.14% 오른 1만5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1만625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KOSEF 미국달러선물도 0.08% 오른 1만3010원을 기록했으며 장중 52주 신고가(1만3035원)를 기록했다.
또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DEX 미국달러선물도 0.14%, 0.05% 오른 1만1055원, 1만980원을 기록하며 이들 ETF 역시 장중 1만1080원, 1만1000원 까지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달러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의 1배, 레버리지의 경우 2배를 얻는다. 즉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면 ETF 수익률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달러당 0.5원(0.04%) 오른 1242.80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으로 달러화가 급등했던 2020년 3월 수준까지 치솟았다.
달러화와 달러 ETF의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분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중인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뿐 인상폭은 유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상할 것으로 전망중이다. 이는 기존 인상폭(0.5%) 대비 낮아진 수준이나 오는 5월에 있을 FOMC에서 0.5%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업 이익 감소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공장 폐쇄 우려감,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 또한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오히려 달러화가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대외 여건들이 대부분 환율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재료들로 인식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3월 FOMC를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서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경기 긴축 가능성은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며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음을 감안할 때 완연한 위험선호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락다운 조치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환율 하단을 지지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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