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과 관련해 "지금과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은행들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나서준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은행 지점에서 불거진 외환이상거래에 대해서는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카드사·캐피탈 등 여전사(여신전문금융사) CEO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의 취약차주 대상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은행들의 조치가 적정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는 것이 다소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 원장은 은행 등 금융사들과 만나 이른바 금융권의 '이자장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개선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신한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하나은행 역시 연 7% 이상의 개인사업자 대상 고금리대출에 대해 최대 1%의 금리 지원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 원장은 또 일부 은행에서 불거진 거액의 외환이상거래 정황에 대해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혹여 유사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전 은행권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언론 등에서 우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에 외환검사팀을 별도로 5명을 꾸렸고 이후에도 (검사인원) 추가 증원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아울러 금융불안 가중 속 여전사들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카드사의 경우 자체 수신기능 없어 자금을 여전채 형태로 채권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회사채나 채권시장 전체가 금융시장 불안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종합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와 관련해선 여전업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여전사들이 기업여신과 관련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전체 부동산 PF 관련 전수검사를 실시해 사업 리스크를 점검하고 신규 기업여신 실무와 관련된 관리방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금융권 안팎에서 꾸준히 거론돼 온 빅테크와 금융사(여전사) 간 규제차익 이슈 역시 간담회에서 화두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원장은 금융으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는 빅테크 업체들을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당장은 급하게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각 업권을 만나고 있다"면서 "향후 상황이나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별도로 만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 원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속 금감원 임원인사나 조직개편이 우선순위가 아님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복합 위기 등) 현안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그 틀을 흔들 수 있는 급격한 조직개편이나 인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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