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둘째 날에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을 두고 여야 간 충돌이 있었다.
국회는 2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주제로 이틀 차 대정부질문을 시작했다. 이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내외가 별도의 조문 일정 없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참석해 조문록을 작성한 것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내외는 '조문외교'를 강조했다"라며 "사실 우리 측 사정으로 인해 조문록도 작성했지만 계획된 조문을 하진 못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민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 해외 방문 때마다 이번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조마조마하다"며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의 모습에 외교부가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상갓집에 가서 조문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질책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장례식 미사는 성당에서 해외에서 온 500명 가까운 정상들이 같이 모여서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장례식 미사가 공식적인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지나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며 정부를 감쌌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정상들도 우리와 똑같은 경우가 있었는데 정쟁이 돼서 '외교 참사'라고 문제 된 나라가 있었냐"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물밑대화가 필요하지 않으냐'라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북한을 대화로 끌어낼 방법으로 억제(Deterrence),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 즉 3D 정책을 제시했다.
권 장관은 이어 "우리의 대북 제의에 바로 응하겠다고 나온 적은 없었다"며 예견된 상황임을 인정하면서 "3D를 통해서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이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한 총리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관련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산 전기차 차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이 아니냐'고 물은 데 대해 "법적으로 검토한 바에 의하면 위반일 것 같다"라며 "최후의 방법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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