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패스트, 내연기관차 포기하고 전기차만…"IRA 반사이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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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9-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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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 하이퐁 사업장[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갈무리]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 산하의 완성차 제조사 ‘빈패스트’가 전기차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기차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오랫동안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지역이며,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건립하는 등 미래차 패권 다툼이 한창이다.

2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에 올인한 빈패스트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빈패스트의 전기차 전략을 분석했다. 2017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올해 사업 진출 5년 째인 빈패스트는 최근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2028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이상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애국주의에 기반한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단숨에 베트남 대표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빈패스트는 이전 BMW와의 기술협력으로 2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향후 모든 생산라인을 전기차로 100% 전환할 계획이며, 배터리팩 공장 설립과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빈패스트는 전기차 수요가 제한된 내수보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우선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베트남 내수 신차 판매량은 연간 평균 30만대 규모며, 올해는 약 50만대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1억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를 고려할 때 완성차 시장 규모는 매우 작은 수준이다.

이는 빈패스트가 내수보다 해외를 우선 공략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빈패스트는 올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6개의 쇼룸을 열고 고객들에게 전기차 모델 전시와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6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35회 EV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독일에 25개, 프랑스 20개, 네덜란드 5개 등 유럽 전 지역에 5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것이라 발표했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전기차 보조금 수혜가 어려워지는 등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빈그룹은 130.8조동(약 6.5조원)의 매출을 냈지만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신규 투자로 인해 세후손실이 7.5조동(약 3743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에만 집중하고자 스마트폰과 TV 생산을 중단하는 등 제조부문의 세전손실은 23.9조동(약 1.2조원)으로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2024년 상반기까지 40억 달러(약 5조7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전기차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 기업공개(IPO)와 판매·정비 인프라 구축, 브랜드 인지도 개선 등 빈패스트에게 놓인 과제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전기차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 확산에 아세안(ASEAN) 지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제조업 기반이 우수한 베트남 빈패스트가 수혜 1순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자국민 지지라는 자동차산업 육성 공식을 보여준 아시아권 사례에 비춰봤을 때 빈패스트의 성장세는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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