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남성아파트, 동대문 청량리6구역·청량리8구역, 광진 중곡1단지, 송파 가락상아1차 등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건설사들이 최종 입찰을 포기하며 무응찰이나 단독입찰로 유찰되면서 선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정비법상 시공사 입찰에 건설사 한 곳만 참여하면 자동으로 유찰 처리된다. 이후 2차 입찰도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 조합은 해당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수의계약(경쟁 없이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맺는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지하철 3·6호선 ‘더블역세권’ 입지 등으로 주목받았던 신당9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3일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입찰에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되자 2차 입찰 공고를 냈다. 당초 지난해 11월 현장설명회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코오롱글로벌이 참석했지만 코오롱글로벌이 발을 빼자 HDC현산도 유찰을 예상하고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9구역은 HDC현산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사업지라는 점에서 2차 입찰에는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잇단 유찰 끝에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사업 조합은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GS건설을 14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고 서초구 방배신동아 입찰에 2회 연속 단독 참여한 포스코건설은 최근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은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 1·2차 입찰에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산업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면서 건설사들 사이에 정비사업 옥석 가리기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재 비용 상승, 금리 상승 등 리스크가 높고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에서 수익성이나 상징성이 높은 사업지 위주로 선별적인 수주 참여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안 좋고 미분양과 자금난 우려가 커 건설사들이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여러 수주전에 뛰어들 수가 없는 환경"이라며 "좀 더 조건을 따져가며 신중하게 입찰에 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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