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지역에서 해제됐을 당시보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에 매수 문의나 거래가 늘었어요."(서울 노원구 A중개업소 관계자)
정책 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지 두 달을 맞이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아파트 매매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 있어 특례보금자리론이 1·3 부동산 대책 등 규제 완화보다 더 많은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1월 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두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총 4108건으로 이 중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249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의 60.7%에 달한다.
정책 시행 직전인 1월 29일까지 신고된 거래 1319건 중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58%(775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실행 후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2.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특히 서울 25개구 중 9억원 이하 아파트가 가장 밀집한 노원구와 도봉구 현장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따른 매수 문의나 매매 증가를 더 크게 체감한다는 평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노원구와 도봉구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지역구 내 아파트 전체의 각각 81%, 80%를 차지한다.
도봉구 창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문의 전화나 매매가 많이 이뤄졌다"며 "한신 아파트의 경우 5억원 이하 매물은 금리도 더 낮게 이용할 수 있어서 2030세대들이 공격적으로 매수를 했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서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주택담보대출을 통합해 만든 상품이다. 지난 1월 30일 출시 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소득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일시에 몰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HF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7일 기준 신청액이 22조2918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공급 목표액인 39조6000억원 대비 56.3%가 소진됐다. 신청 건수도 9만8582건으로 10만건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더욱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금리를 좀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은 연 4.15~4.45% 수준에 각종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저 연 3.25%에서 3.55% 금리로 이용이 가능하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연구소장은 "시중은행 금리보다는 낮긴 하지만 정책금리로 생각하기에는 4%대는 여전히 높다고 볼 수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취지 자체가 고정금리로 저렴하게 오랫동안 집에 거주하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낮춘다면 가계부담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