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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사진=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인 기자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실제적 진전 없이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구금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그와 전직 해병대원 폴 훠렌에 대한 석방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게르시코비치 WSJ 기자가 러시아 군수산업단지 기업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체포 후 구금하고 있다. 앞서 폴 훨런도 2020년 러시아에 방문했다가 간첩혐의로 체포돼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적법한 구금이라는 입장으로 맞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게르시코비치가 언론인의 지위를 활용해 비밀 정보를 수집하다가 잡혔다"며 "그의 불법 행위를 고려할 때, 법원이 그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당국자와 언론이 이 사건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WSJ 기자 구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엠마 터커 WSJ 편집장은 이날 CBS에 출연해 "러시아의 행동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그를 풀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러시아에 수감됐다 풀려난 미국 여자 프로농구 스타 브라트니 그라이너도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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