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2000억원 감소…'고금리·연체율' 직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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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8-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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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영업 수익이 크게 줄었다. 카드 이용 실적과 대출 규모가 일제히 늘었지만, 고금리 이후 커진 이자 비용과 연체율 급증에 대한 경계심이 발목을 잡았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243억원)보다 2075억원(12.8%)이 감소했다.

전체적인 사업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55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18조6000억원)보다 39조9000억원이 늘었다. 세부 증가액은 신용카드 35조4000억원, 체크카드 4조5000억원 등이다. 카드 대출 잔액 역시 상반기 말 기준 45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44조2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2.5%)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카드사들의 상반기 합산 수익은 작년 동기보다 1조5794억원이 늘었다.

그럼에도 실적이 악화한 건 고금리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조달 비용 영향이 컸다.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단계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카드사의 상반기 이자 비용은 작년보다 6928억원이 늘었다. 카드사는 전체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통해 마련하는데, 여기에 붙는 이자 규모가 커졌다.

연체율 급증을 우려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린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카드사의 상반기 대손 비용은 작년 동기보다 5262억원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총비용은 1조7869억원이 증가했다.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58%로 작년 말(1.20%) 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작년 말(0.65%) 대비 0.22%포인트 올랐고, 대출 연체율(3.67%)은 0.6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2분기 들어 1분기보다 연체율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은 위안거리다.

올 상반기 총자산이익률은 1.41%로 전년 동기(1.55%)보다 0.14%포인트 떨어졌지만, 최근 5년 상반기 평균(1.36%)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 적정성 판단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9.9%로 전년 말(19.4%) 대비 0.5%포인트 상승했고, 모든 카드사가 경영지도비율(8%)을 상회했다. 레버리지배율 역시 5.4배로 전년 말(5.6배)보다 0.2배 하락하며 상황이 개선됐다. 규제 한도인 8배 이하를 크게 하회했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순익에 대해 이마저도 기업계 카드사의 선전 덕에 실적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1772억원)보다 72.7%가 늘었다. 자회사였던 '로카모빌리티(교통카드 이비카드 운영사) 매각'이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를 제외한 순익은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1772억원)보다 39.1%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당기 순익도 157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 늘었다. 금융계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 실적이 일제히 2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현대카드는 건전성 중심의 상품운영으로 대손상각비가 18.4% 감소한 것이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말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 2749만매로 전년 말(1억 2417만매)보다 332만매(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는 1억498만매로 0.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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