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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243억원)보다 2075억원(12.8%)이 감소했다.
전체적인 사업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55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18조6000억원)보다 39조9000억원이 늘었다. 세부 증가액은 신용카드 35조4000억원, 체크카드 4조5000억원 등이다. 카드 대출 잔액 역시 상반기 말 기준 45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44조2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2.5%)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카드사들의 상반기 합산 수익은 작년 동기보다 1조5794억원이 늘었다.
그럼에도 실적이 악화한 건 고금리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조달 비용 영향이 컸다.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단계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카드사의 상반기 이자 비용은 작년보다 6928억원이 늘었다. 카드사는 전체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통해 마련하는데, 여기에 붙는 이자 규모가 커졌다.
올 상반기 총자산이익률은 1.41%로 전년 동기(1.55%)보다 0.14%포인트 떨어졌지만, 최근 5년 상반기 평균(1.36%)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 적정성 판단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9.9%로 전년 말(19.4%) 대비 0.5%포인트 상승했고, 모든 카드사가 경영지도비율(8%)을 상회했다. 레버리지배율 역시 5.4배로 전년 말(5.6배)보다 0.2배 하락하며 상황이 개선됐다. 규제 한도인 8배 이하를 크게 하회했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순익에 대해 이마저도 기업계 카드사의 선전 덕에 실적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1772억원)보다 72.7%가 늘었다. 자회사였던 '로카모빌리티(교통카드 이비카드 운영사) 매각'이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를 제외한 순익은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1772억원)보다 39.1%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당기 순익도 157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 늘었다. 금융계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 실적이 일제히 2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현대카드는 건전성 중심의 상품운영으로 대손상각비가 18.4% 감소한 것이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말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 2749만매로 전년 말(1억 2417만매)보다 332만매(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는 1억498만매로 0.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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