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달부터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까르띠에는 다음 달 1일부터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18% 인상한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명품시계 브랜드 IWC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IWC는 내달부터 마크 시리즈와 포르토피노 국내 가격을 4~5%가량 올릴 예정이다. 마크시리즈의 기본 모델 가격은 기존 730만원에서 760만원으로 4%, 포르토피노의 기본 모델 가격은 67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4.5%가량 인상된다.
명품 주얼리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티파니앤코는 지난달 26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가격 인상했다. 올해 2월(5~12% 인상), 6월(평균 6% 인상)에 이은 세 번째 가격 인상이다. 산술적으로 인상률을 따지면 20%가 훌쩍 넘는다.
진주로 유명한 일본 주얼리 브랜드인 타사키는 빠르면 오는 20일부터 내달 초 사이에 제품 가격을 평균 25~66%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를 내건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샤넬은 지난 7일부터 신라인터넷면세점을 비롯한 국내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규모는 최대 8만원가량이다.
샤넬은 4분기 중 가방 가격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호주, 일본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 클래식 핸드백 등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국내 가격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샤넬은 올해 2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가방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월, 3월, 8월, 11월 네 차례에 주요 제품 가격을 3~17%가량 인상한 점을 고려할 때 조만간 가격 상향 조정에 나설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률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를 시작으로 2~3월 4%대를 유지하다 4월 3.7% 이후 줄곧 3%대를 기록하고 있다.
명품 기업들은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글로벌 원부자재와 인건비, 환율 등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유독 국내에서만 N차 인상에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명품 값질'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을 잘 알고 있다"면서 "통상 가을 혼수철이 되면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게 마련이다. 특수 이전에 가격을 올려 이익을 취하려는 꼼수 인상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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