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6일 “중국·일본·대만·러시아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해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대한민국으로 모시는 그날까지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4주년 기념식’에서 “국권이 회복되거든 유해를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달라는 안 의사의 유언을 대한민국은 잊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안 의사의 의거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한국 침략의 부당함과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제의 가혹한 억압에 신음하던 겨레의 민족혼과 자긍심을 일깨웠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가슴에 ‘독립정신’이라는 네 글자를 심어줬다”며 “이 독립정신은 일제강점기의 어두움을 밝히는 등불이 돼 36년간의 대일항쟁 끝에 감격스러운 광복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장관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 평화와 민주주의는 결코 허투루 이뤄지지 않았다”며 “안 의사와 같은 애국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 위에 이 모든 것들이 존재함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다른 독립유공자분들을 고국으로 모시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현재 미국에 안장된 정두옥 지사의 유해를 다음 달 한국으로 봉환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보훈부는 독립운동가들을 최고의 품격으로 예우하고, 숭고한 헌신이 깃든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국민들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 장관과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 독립유공자 유족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안 의사는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으며 학교 설립 및 의병 활동을 펼쳤다. 1909년 하얼빈역에 도착한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뤼순감옥에 갇혔다.
심문과 재판을 받으면서도 일본의 부당한 침략행위를 비판했고, 조선 독립과 동양 평화를 주장하다가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고 그해 3월 26일 순국했다. 정부는 안 의사의 공적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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