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내내 올랐다. 입주 가뭄과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빌라 기피 등이 맞물리면서 매물 품귀,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지는 ‘전세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매맷값을 추월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갭투자’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정부는 전세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다음주 전세를 포함한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부동산원은 5월 둘째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0.07% 올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5월 둘째주 이후 52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 고공행진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수급 불균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세의 한 축을 담당하던 빌라·오피스텔의 기피로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몰린 데다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해 다시 전셋값을 밀어올리게 된 것이다.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면서 전세 매물은 빠르게 씨가 마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이 집계한 이날 기준 서울 전세매물은 2만9187건으로 1년 전(3만8614건)보다 9427건(24.4%) 감소했는데, 특히 지난 3월(16일 기준, 3만2835건) 이후 불과 두달 새 약 3648건의 매물이 줄었다. 1억원대 이하 지방 매물 중심으로 이뤄지던 갭투자도 서울에서 다시 관찰되고 있다. 매맷값이 전셋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갭' 거래 사례도 포착된다. 인천 동구 '동산휴먼시아' 전용 84㎡를 지난 2월 초 2억2700만원에 사들인 집주인은 매매 당일에 2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그 격차는 마이너스(-) 300만원으로,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아파트를 장만하고도 300만원을 더 챙긴 것이다.전세가격 상승과 수급 불균형으로 수도권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내주 공개하는 전세 안정 대책을 통해 아파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문턱을 낮추는 등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