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환경에도 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은행과 카드 등 수수료 이익이 큰 폭 성장한 결과다.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절하)으로 인한 외화환산손실 등 하방 요인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3조73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3조4217억원) 대비 9.3% 성장한 수치로 역대 최대다. 기존 사상 최고 실적이던 2022년 3조5706억원을 2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연간 순이익이 3조7000억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 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수수료 이익은 2조696억원으로 전년 1조7961억원 대비 15.2% 늘었다. 퇴직연금·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을 확대한 한편 은행의 투자(IB)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가 증대했다.
반면 이자이익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8조7610억원으로 전년(8조8794억원) 대비 오히려 1.33%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마저 이자이익이 줄며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에서 7조7385억원으로 2.26% 떨어졌다.
이자이익 부진에 하나은행 순이익도 줄었다. 지난해 하나은행 순이익은 3조3564억원으로 전년 3조4766억원보다 3.5% 감소했다. 이자이익 감소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까지 급등했고,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외화환산손실 2119억원이 반영됐다. 그만큼 순이익이 줄었다는 의미다.
비은행 관계사의 경우 하나증권이 2251억원, 하나카드가 2217억원, 하나캐피탈이 1163억원, 하나자산신탁이 58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7억원, 322억원의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도 실시키로 했다. 이는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해 10월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그룹 이사회와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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