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한은행](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1/20250211140929331163.jpg)
그간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모임통장에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가세하는 모양새다. 모임통장은 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신규 고객 유치를 늘리는 동시에 낮은 원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11일 신한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 초대가 가능한 '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신한은행이 제공했던 모임통장 앱 '김총무' 서비스 중단 이후 3년 만에 재출시하는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도 모임통장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KB국민은행이 모임통장으로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KB모임금고'를 선보였고, 우리은행도 지난해 11월 뱅킹 앱을 개편하며 모임통장 기능을 신설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모임통장을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엔 저축은행이 모임통장 경쟁에 가세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모임통장 시스템을 구축 중인데 시스템이 마련되면 저축은행 통합 앱을 통해 각 저축은행 모임통장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이 일제히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하는 이유는 적은 조달 비용으로 수신 자금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정기예금에 비해 낮은 금리로 수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은행권에선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예금'으로 분류된다.
계좌 하나로 많은 인원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특성상 기반 고객 확대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동안 모임통장이 친목모임에 주로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가족 생활비, 데이트 통장 등으로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계좌 하나를 1명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고객이 참여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상품이어서 신규 고객 유치와 록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를 선두로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시장 저변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 중반 시중은행에서 처음 모임통장이 출시됐을 당시 가입 계좌 수는 10만개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엔 모임통장 개념이 일상화한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2018년 12월 선보인 모임통장은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 수가 1130만명에 달한다. 토스뱅크에서도 162만명이 모임통장을 이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별로 공동모임장, 모임카드, 타행 대비 높은 금리 등 차별점을 두고 기반 고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트래블카드처럼 올해는 모임통장에 은행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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