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 하락 베팅하는 반면 미국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단숨에 2600선까지 회복세를 보인 국내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2X인버스'로 이 기간 325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하락하면 역으로 2배 수익률을 얻는다.
반면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는 이어가 개인투자자 순매수 2~6위를 미국 주식 ETF가 차지했다. 최근 1개월간 개인은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S&P500'을 각각 1520억원, 814억원 순매수했다. 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를 707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을 680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을 657억원어치 샀다.
개인이 가장 많이 판 ETF 역시 'KODEX 레버리지'다. 코스피200지수가 상승하면 2배로 수익을 내는 이 상품을 1개월간 5665억원 순매도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1249억원을 매도했고 'KODEX 200' 'KODEX 코스닥150'도 각각 1008억원, 187억원어치 팔았다.
개인은 일명 '곱버스'을 대거 매수하며 국내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모습이다. 다시 2600선을 회복한 국내 증시가 박스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국내 지수 추종 ETF는 파는 반면 반대로 미국 주식 상승을 기대하며 미국 주식형 ETF는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는 비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1개월간 6.63%, 코스닥은 6.4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5.53%, 7.20% 올랐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이 진전되면 미국 증시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국면을 유동성과 실적 또는 금리와 경기로 나눠 보면 지금은 유동성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구간으로 볼 수 있다"며 "상승 구간별로 2013~2015년은 유동성, 2016~2017년은 경기, 2020~2021년은 유동성과 경기가 상승 동력이었는데 상승률은 뒤로 갈수록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통 유동성 장세에선 코스피보단 코스닥이 유리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로 고점을 가늠하자면 2015년 12개월 예상은 11배, 2020년엔 15배까지 상승했다"며 "지금은 9배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2600선 밑에서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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