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일본이 재무장관 양자 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양측은 현재의 달러·엔 환율이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미국으로부터 엔화 가치 절상 압박이 예상되던 일본은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미국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캐나다 밴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과 만났다"며 양측은 글로벌 안보와 현재 진행 중인 미·일 무역 협의 및 외환 등 중요 안건들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양측은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현재 달러·엔 환율은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는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했다"며 "양측은 이전 회담들과 마찬가지로,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 해소를 위해 약달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엔저' 정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에도 일본이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항상 싸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은 달러·엔 환율이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면 해외 시장에서 자동차 등 일본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유리하고,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불리하게 작용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이 1엔 오를 때마다 일본 기업들의 이익은 0.4%~0.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현재 무역과 환율 문제를 분리해 논의하는 투트랙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측의 무역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23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무역 논의를 가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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