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전자의 실제 주행 행동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길안내 정확도를 높이는 새로운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성과를 입증했다. 이 기술은 교통 분야 세계적 권위의 SCI급 학술지 TRC에 논문으로 등재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4일, 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을 개발해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카카오내비'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과 김동규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함께 연구한 결과로,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파악하지 못하는 도로의 숨은 불편 요소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도로 폭, 차선 수, 제한 속도 등 물리적 정보만을 토대로 경로를 추천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거나, 진입이 불편하거나 복잡한 구조 등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안내 경로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경로와 실제 운전자가 선택한 경로를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택했다.
운전자가 얼마나 안내 경로를 따랐는지를 보여주는 '경로 준수율'을 통해 도로 구간의 통행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경로 탐색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AI 기술은 '멀티암드밴딧(MaB)'이라는 강화학습 기법이다. 사용자의 반응을 토대로 어떤 선택지가 더 나은지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별도 센서나 인프라 없이도 운전자의 불편을 감지하고 지속적으로 경로를 개선할 수 있게 한다.
실제 서비스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내비에 적용된 이 기술은, 사용자가 목적지를 설정하면 '빠른 경로' '고속도로 우선' '큰길 우선' 경로 중 하나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논문에 따르면 기술 적용 초기 일주일간 분석 결과, 빠른 경로의 경로 준수율은 기존 64.22%에서 70.87%로, 고속도로 우선은 71.32%에서 72.91%로, 큰길 우선은 70.79%에서 72.40%로 상승했다.
김푸르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실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비게이션 경로 추천의 현실성과 정확도를 높인 사례"라며 "도착 시간뿐만 아니라 주행 편의성까지 고려한 길안내 기술로 서비스 품질을 한층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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