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새뮤얼 존슨의 이 문장은, 언어가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한 시대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입고 다니는 방식임을 일깨운다.
그렇다면 오늘의 시대정신은 어떤 옷을 입고 있을까.
그 대답은 이제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가장 최근 페이지에서도 읽힌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유행을 기록하지 않는다. 충분히 쓰이고, 별도의 설명 없이도 통하며, 시간이 지나도 남길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언어만을 남긴다. 그런 사전에 한국어 단어들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더 이상 ‘설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쓰는 언어’가 되었음을 뜻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의 단어와 올해의 단어가 전혀 다른 정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전에 오른 ‘달고나’는 오징어 게임과 함께 세계로 퍼졌다. 긴장과 경쟁, 탈락과 생존이 교차하는 극단의 서사 속에서 달고나는 놀이이자 시험이었고, 콘텐츠를 상징하는 강렬한 이미지였다. 한국 콘텐츠의 에너지와 속도를 보여준 단어였다.
그리고 올해, 그 자리에 ‘해녀’가 놓였다. 해녀는 최근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다시 세계의 시선에 들어왔다. 바다로 들어가 가족을 먹여 살리고, 공동체를 떠받치며, 말없이 하루를 견뎌온 여성들의 삶. 이 단어가 사전에 올랐다는 것은, 그 삶이 더 이상 이국적인 풍경이 아니라 세계가 알아보는 감정의 언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경쟁 대신 지속, 성취 대신 책임, 속도 대신 시간을 품은 언어다.
다른 단어들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 라면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함께 끓여 먹으며 하루를 나누는 장면이 된다. K팝 데몬 헌터스 속에서 라면은 전투 뒤의 휴식이자 팀의 연대다. 찜질방은 시설이 아니라, 몸을 내려놓고 시간을 공유하는 한국식 쉼의 방식이다. 이 단어들은 모두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어떻게 함께 있었는가’를 말한다.
그래서 이 단어들이 사전에 올랐다는 사실은 단순한 문화 성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지금의 세계가 어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어떤 감정에 머물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콘텐츠가 건네고 있는 것은 더 큰 사건이 아니라, 더 오래 남는 마음이다.
언어는 가장 느리게 변하지만, 한 번 바뀌면 오래 남는다.
오늘의 영어가 한국어 몇 개를 옷처럼 입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 시대가 경쟁보다 관계를, 속도보다 지속을, 설명보다 공감을 선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전에 남은 한국어들은 그렇게, 조용히 이 시대의 마음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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