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설문조사] 1월도 널뛰는 환율에 묶인 금리…인하는 '하반기 기약'

  • '1월 금통위' 채권·거시경제 전문가 12인 설문조사

  • 100% "1월에도 동결"…58%는 인하 소수의견 1명

  • 금리 변경 시점 58% 올해 하반기·33% 내년 점쳐

  • 42% "올해 2.25%까지 내려간 뒤 인하 사이클 종료"

새해에도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2.5% 수준으로 장기간 묶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성장률과 금융안정 추이에 따라 일러도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아주경제가 주요 채권·거시경제 전문가 12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은 오는 15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2.50%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7·8·10·11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을 예상한 것이다. 응답자의 58.3%는 인하 소수의견이 1명 나올 것으로 내다봤고, 나머지 41.7%는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는 성장의 양극화와 물가 안정화 전망을 재확인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전문가들은 특히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금리 변경 시점을 묻는 질의에 58.3%(7명)는 올해 하반기로 답했고, 33.3%(4명)는 내년에야 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봤다. 오는 5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8.3%(1명)에 그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금리 인하는 불투명하다”며 “동결의 직접적 요인인 집값과 환율이 단계적으로 안정될지 불확실한 데다 경기 모멘텀이 아주 강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주식시장과 반도체 수출 흐름이 비교적 양호해 당장 금리 인하 필요성은 상당 부분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원들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원·달러 환율과 서울 집값을 꼽았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에도 이날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50.6원까지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지난해 19년 만에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새해 첫 주간 통계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환율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가운데 수도권 집값 역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전망 밴드는 하단 1350원, 상단 1500원으로 제시됐다. 고환율 부담이 수입물가로 전이되며 소비자물가의 상방 압력 리스크도 커진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질실효환율 기준 적정 환율은 1300원 내외로 추정되지만 수급 요인으로 당분간 1400원대 중반 등락이 불가피하다”며 고환율 부담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역시 한은 전망치(2.1%)보다 높은 2.3%에 이를 것으로 봤다. 다만 윤 연구원은 “통화 완화적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선임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화가 유입될 경우 일부 안정될 순 있다”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부채는 정책 효과가 이어지겠지만, 주택담보대출 이외 기타 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 시점을 두고는 시장의 시각이 엇갈렸다. 최종 금리 수준 전망을 묻는 질의에 응답자의 41.7%(5명)는 올해 기준금리가 2.25%(1회 인하)까지 내려간 뒤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봤다. 반면 25%(3명)는 내년 2.25%(1회 인하), 또 다른 25%(3명)는 내년 2.00%(2회 인하)에 무게를 뒀다. 8.3%(1명)는 이미 지난해 2.50%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베팅한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 흐름이 지난해 11월 이후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원화 약세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사실상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로 ‘성장 회복세’에 대한 금통위의 평가가 꼽히는 이유다.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내 인하 가능성은 낮아지겠지만, 반도체 사이클 조기 둔화나 미국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세가 다시 약해지며 인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성장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대한 힌트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멸된 이후 2분기 경제지표 흐름과 내수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며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연말 인상 가능성까지 열릴 수 있고, 반대로 부진할 경우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8%로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겠지만, 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불과하다”며 ‘K자형 회복’을 우려했다. K자형 성장은 산업·계층별로 경기 회복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으로, 특정 소수 기업이 성장을 이끌 경우 경기 전반의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이미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수준까지 상승했던 만큼 단기적인 되돌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고환율 부담으로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당분간은 저가 매수 위주의 제한적 유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이 정당화되려면 미 연준의 긴축 전환이나 한국은행의 독자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며 “이에 따라 금리는 반락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적으로 뚜렷한 하락 재료는 없지만, 2분기 WGBI 편입 등 수급 환경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만큼 연초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기대 변화가 반영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추가 재정 확대 우려가 제한적인 만큼 중기 금리를 중심으로 하락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고용과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며 “고용 둔화가 가시화 여부에 따라 미국 금리의 레인지가 재설정될 수 있으며 FOMC 발언을 계기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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