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판도 '성능'에서 '편의성·검색'으로… "결국 플랫폼 장악이 승자"

사진시밀러웹 AI 에이전트 시장점유율
사진=시밀러웹 AI 에이전트 시장점유율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기술의 격차'에서 '플랫폼의 편의성'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챗GPT가 닦아놓은 시장에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과 업무 생태계를 결합한 '제미나이'를 전면 배치하며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용자들은 성능이 비슷한 여러 AI 중 더 똑똑한 모델을 찾아 헤매는 대신, 내가 원래 쓰던 검색창과 문서 도구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든 AI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8일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2026년 1월 초 기준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구글 제미나이의 웹 트래픽 점유율은 21.5%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5년 1월(5.7%)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약 4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반면 절대 강자였던 챗GPT의 점유율은 1년 전 86.7%에서 현재 64.5%로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최근 6주 사이 챗GPT의 방문자 수가 약 22% 감소하는 동안 제미나이는 가파른 전월 대비 성장세(MoM)를 보이며 챗GPT의 파이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AI업계는 이 같은 현상을 구글의 '기존 플랫폼 지배력'이 전이된 결과로 분석한다. 별도 서비스 접속이 필요한 챗GPT와 달리, 제미나이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구글 검색(AI 오버뷰)을 비롯해 지메일, 구글 문서 등 워크스페이스 생태계에 직접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자 참여도 지표인 평균 체류 시간에서 제미나이(7분 20초)가 챗GPT(6분 32초)를 앞선 점은 AI 서비스의 성격이 단순 탐색을 넘어 업무 환경 내 실무 도구로 정착하고 있다. 

학계는 구글이 검색 엔진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본격적으로 쏟아붓기 시작하면서, 챗GPT와의 성능 격차를 무력화시켰다고 분석한다.

최병호 고려대 AI 연구소 교수는 "챗GPT와 달리 구글은 자사가 보유한 무궁무진한 자원을 제미나이 3.0 등에 투입하며 성능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렸다"며 "결국 데이터 싸움에서 구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구글이 선보인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Nano Banana)'와 문서 및 영상 분석 도구인 '노트북LM(NotebookLM)' 등이 실무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입소문을 탄 것이 결정적이었다. 단순히 대화하는 수준을 넘어 발표 슬라이드를 자동 생성하거나 복잡한 영상을 요약하는 등 실무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고정 타겟층이 챗GPT에서 제미나이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AI 원천 기술을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시장은 지능 경쟁을 넘어 '추론'과 '실용성'의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은 구글이, 국내 시장은 네이버가 각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판도 변화는 검색·문서·영상 등 구글 플랫폼 전반에서 생성·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가 AI 성능 고도화로 재투입되는 선순환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백은경 이화여대 인공지능대학 교수도 "검색 엔진이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덕분에 AI 학습 효율과 답변 정확도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며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AI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적고, 사용자의 질의 의도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에는 일반인들이 호기심에 챗GPT를 주로 사용했지만, 명확한 목표를 가진 전문직이나 학계 종사자일수록 검색과 연동된 제미나이의 기능적 만족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결국 검색 데이터를 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AI 학습 환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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