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안의 본질은 명확하다.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 실패와 그 이후 대응의 부실이다. 이는 책임의 문제다. 한국에서 영업하고 한국 국민의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 것이 상식이다.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해석하거나 통상 압박의 소재로 끌고 가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는 주권의 문제이자 국민 신뢰의 문제다. 쿠팡을 포함해 어떤 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부와 국회가 사실관계를 따지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이를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주저한다면 그 자체가 정책 실패다.
통상은 통상대로 관리돼야 한다. 산업 규제와 소비자 보호 역시 각국의 논리와 제도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 두 영역이 섞일 때 국익은 오히려 약해진다. 국내 법과 제도를 집행하면서 동시에 국제 통상 규범을 존중하는 것은 충분히 양립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국가가 협상에서도 신뢰를 얻는다.
기본과 원칙, 상식은 간단하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어떤 외교 사안보다 우선한다. 동시에 그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쿠팡 사태를 통상 문제로 연결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부가 끝까지 지켜낼 때, 한국의 규제 신뢰도와 협상력은 함께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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