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尹 관저 내 골프연습시설 확인…서류엔 '초소 공사'"

  •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 공개…위법·부당 11건 확인

  • 실제 공 타격한 흔적…행안부·기재부 승인 절차도 누락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실내 골프 연습시설 사진감사원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실내 골프 연습시설 [사진=감사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머물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 실내 골프 연습 시설이 관계 기관의 사전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대통령경호처는 외부에서 이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초소 공사인 것처럼 꾸며 시설을 설치했다.

감사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위법·부당 사항 총 11건을 확인해 처분 요구 등을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 처장은 2022년 5월 말 직원 10여 명을 관저로 소집한 뒤 골프 연습 시설 조성을 지시했고 김종철 전 차장은 같은 해 6월 초 정문 초소와 보안 시설을 경호처에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은 골프 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하게 유의하라고 주문했고 이후 실무자는 공사명을 '초소 조성 공사'로, 공사 내용은 근무자 대기 시설인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사집행계획 문건을 작성했다. 감사원은 "서류만으로는 국회와 외부 기관 등에서는 관저에 골프 연습 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현장 점검 결과 시설에서 골프 연습을 하기 위해 공을 타격한 흔적도 확인했다. 다만 스크린골프장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스크린이나 빔 프로젝터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쳤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골프 연습을 위해 공을 타격한 흔적은 발견됐다"며 "스크린 시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집행 과정에서도 위법 행위가 드러났다. 경호처와 계약을 맺은 현대건설은 2022년 6월 골프 연습 시설, 정문 초소 리모델링, 검색대 공사에 총 2억5900만원이 든다는 견적을 받고도 9800만원 적은 1억4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공사 비용은 3억1750만원 소요됐다.

경호처가 골프 연습 시설을 설치하면서 거쳐야 하는 행정안전부 토지 사용 승인 절차와 기획재정부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아울러 대통령비서실도 관저 건물·토지에 대한 관리를 부실하게 해 골프 연습 시설이 장기간 미등록·미등기 상태로 유지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국회가 감사원에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한 △공사 업체 선정 △공사 예산 편성·집행 △공사 감독 책임 소재 △관저 내 불법 신증축 의혹 △수의계약에 대한 적절성 △대통령 관저 내 정자 시공 업체에 대한 정부 계약 수주 특혜 의혹 등에 대해 감사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12일부터 30일까지 14일간 경호처와 행안부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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