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2' 역대급 흥행에도… AI발 메모리 가격 폭등에 '비상'

  • 닌텐도 '면도기 전략' 위기

  • 구독경제 vs 전통 판매… AI가 강요하는 변화

닌텐도 스위치2사진닌텐도 홈페이지 캡처
닌텐도 스위치2[사진=닌텐도 홈페이지 캡처]


닌텐도가 3일 발표한 2025년 4~12월 연결 결산은 겉으로 보기에 '축제'였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3588억 엔(약 3조3309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6월 등판한 '닌텐도 스위치 2'는 12월 말까지 1737만 대가 팔려나갔다. 닌텐도 하드웨어 역사상 가장 빠른 보급 속도다. 하지만 도쿄 증시의 반응은 차가웠다. 4일 일본증시에서 닌텐도 주가는 장중 10% 넘게 폭락하며 '성장의 역설'을 드러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닌텐도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는 점이다. 닌텐도의 전략은 우선 하드웨어를 저렴하게 보급해 '멍석'을 깔고, 그 위에서 마진율 높은 소프트웨어를 팔아 이익을 챙기는 이른바 '면도기-면도날'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스위치 2는 대당 평균 23달러(약 3만3400원) 수준의 미미한 이익을 남기며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핵심 부품인 메모리 가격의 폭등이다. 대만 시장조사회사 트렌드포스는 스위치 2용 12GB DRAM 가격이 최근 3개월 새 45%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에 투자은행 UBS는 "스위치 2의 메모리 조달 원가가 초기 46달러에서 향후 120달러까지 2.6배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닌텐도는 2026년 말경 스위치 2를 대당 35~50달러의 손실을 보고 판매하는 '적자 판매'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이 3일 결산 회견에서 "높은 반도체 가격이 계속 유지되면 향후 수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위기감을 드러낸 이유다. 닌텐도가 보급률 유지를 위해 어디까지 감내하며 스위치 2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닌텐도의 전략은 하드웨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고마진의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메우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결산에서 이 공식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4~12월 기간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3793만개로, 연간 목표인 4800만 편의 80% 수준에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닛케이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젤다의 전설'과 같은 메가 히트급 신작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씨티그룹도 "대형 자사 타이틀 부족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하드웨어 보급은 빠른데 수익을 회수할 소프트웨어가 받쳐주지 못하는 '수익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이다.

닌텐도가 부품값 전쟁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경쟁사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구독형 모델'로 체질을 개선했다. 하드웨어 판매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월정액 구독료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반면 '기기 팔고, 팩 파는' 닌텐도의 고전적 방식은 이제 인공지능(AI)이 촉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정면으로 맞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가 AI 서버로 우선 배정되면서 게임기 원가는 통제 불능의 영역으로 치솟고 있다. 결국 AI가 촉발한 반도체 전쟁이 닌텐도 특유의 비즈니스 문법은 물론, 게임기 산업의 미래 지형도까지 강제로 바꿔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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