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합의 이룬 기금형 퇴직연금 '신호탄'…금투업계는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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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둘러싼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계약형 중심으로 운영돼 온 퇴직연금 체제에 기금형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면서 연금 운용 역량을 둘러싼 업권 간 경쟁도 한층 본격화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경영계·노동계가 참여한 ‘퇴직연금 기능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최근 공동선언문을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퇴직연금 제도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존에 계약형으로만 운영됐던 퇴직연금 체제에 '기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새로 추가되면서 시장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기존 퇴직연금 체제는 회사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사와 1대1 계약을 맺고 개별 운용하는 방식인 반면 기금형은 여러 회사의 자금을 모아 독립된 수탁법인이 전문가를 통해 통합 운용하는 방식이다. 

노사정 TF는 기금형 퇴직연금의 한 방식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별도의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불특정 다수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연금의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은행·보험에서 금투업계로 연금 적립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산운용사의 수혜가 전망된다. 연금 수익률의 핵심이 자산배분과 장기 운용에 있는 만큼 운용 자체가 본업인 자산운용사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을 통해 기업 퇴직연금 및 민간기금을 위탁운용하는 경험을 쌓아 왔다. 이 같은 트랙레코드가 향후 기금형 시장에서도 중요한 경쟁력 요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한화자산운용은 퇴직연금 OCIO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 사업자로 평가받는 WTW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영국 민간 통합기금 시장의 구조와 거버넌스, 규제 체계를 직접 살펴보는 등 사전 학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기존 연금솔루션사업본부를 퇴직연금사업본부로 재편하며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정비에 나섰다.

이번 합의의 또 다른 핵심은 퇴직연금 시장의 저변 확대다. 노사정은 단계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 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4년 기준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43만5000곳으로, 전체 사업장 대비 도입률은 26.5%에 그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도입률이 92.1%에 달하는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은 10.6%에 불과해 제도 사각지대가 컸다. 사외 적립 의무화가 현실화될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공모펀드의 소외, 수익성이 낮은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쟁 과열로 인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이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자산운용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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