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갈등에 유럽 차세대 전투기 동맹 흔들...FCAS 좌초 기로

  • 프랑스 지분 확대 요구에 독일 반발...GCAP 합류·사브 협력 카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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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지피티로 생성한 이미지]


프랑스와 독일·스페인이 추진해 온 유럽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지분 갈등으로 중대 고비를 맞았다. 독일은 대안을 모색하며 다른 국제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벨트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미래전투공중체계(FCAS) 사업 협상이 중단된 이후 새로운 협력 방안을 물색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이 추진 중인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회담에서 독일의 GCAP 참여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카엘 요한손 사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양국 정부가 분명한 정치적 의지를 밝힌다면 독일과 전투기를 공동 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FCAS는 6세대 전투기를 중심으로 전투용 드론과 전투 클라우드를 통합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총사업비는 100억 유로(약 173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유럽 최대 규모 방산 프로젝트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204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합의했으며 이후 스페인이 합류했다.

그러나 프랑스 측 주도 업체인 다쏘가 지난해 전투기 개발 지분 대부분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당초 세 나라는 사업을 3분의 1씩 분담하기로 했지만 다쏘는 설계와 핵심 부품 등 주요 영역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독일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세 나라는 지난해 12월을 협상 시한으로 정해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가 별로라고 하는 독일쪽 목소리는 한번도 못 들었다"며 사업 지속 의지를 밝혔다.

반면 프랑스 국방정책을 담당하는 한 의원은 이달 초 폴리티코에 "FCAS는 죽었다.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말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11일 '죽었다고 소문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독일 속담을 언급하며 "이 말이 여기에 맞을지는 며칠 안에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협상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트는 마크롱 대통령이 준비 중인 핵교리 연설과 시점이 맞물려 있다며 핵순항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차세대 전투기와 유럽 핵우산 논의가 분리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독일 방산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투기 개발만 별도로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FCAS는 큰 틀은 유지하되 드론과 소프트웨어 등 비(非)전투기 분야만 공동 개발하고 전투기는 독자 또는 다른 파트너와 추진하자는 구상이다.

프랑스는 1980년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과 유로파이터 타이푼 공동개발 논의에 참여했다가 이탈한 뒤 독자 전투기인 라팔 전투기를 개발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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