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도 이제 냉동으로"… 베트남 설날 풍경 바꾼 가성비 세트?

  • 시간·비용 아끼려는 젊은 층 늘며 인기… '50만 동' 이하 세트가 대세

페이스북에서 설 명절 음식 세트를 홍보하는 업체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에서 설 명절 음식 세트를 홍보하는 업체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뗏(Tet, 음력 설) 풍경이 변하고 있다. 시간 제약과 편리함을 중시하면서도 가족 모임의 따뜻함을 유지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50만 동(한화 약 2만7000원) 미만의 '냉동 밀키트 제사상'이 새로운 설날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 중이다. 특히 시간 절약과 비용 관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외식업체와 대형 유통업체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다.

16일(현지 시각) VnExpress에 따르면 비용과 조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냉동 제사상 세트가 베트남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상차림의 압박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소비를 선택하는 베트남 가정의 변화가 눈에 띈다.

호찌민시 탄빈 구에서 채식 식당을 운영하는 홍 씨는 이번 설 기간 냉동 세트 덕분에 매출이 작년보다 약 20%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손님들이 매일 음식을 주문하는 대신 미리 여러 세트를 사서 냉동실에 쟁여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는다"며 "조리 직후 진공 포장해 급속 냉동했기 때문에 해동하거나 데우기만 하면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식당의 가격대는 35만 동에서 100만 동(약 1만9000원~5만5000원)사이지만, 50만 동 미만 세트가 가장 많이 팔려 첫 시즌에만 200세트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하노이의 채식 체인점인 '목미엔' 역시 지난 2년간 냉동 세트를 판매하며 급증하는 수요를 체감하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정성스러운 상을 차리고 싶지만 요리할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적절한 양으로 소분되어 있어 고객들이 필요할 때마다 유연하게 꺼내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설맞이 냉동 생선을 판매하고 완성품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 한 업체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에서 설맞이 냉동 생선을 판매하고, 완성품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 한 업체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냉동 세트로 눈을 돌리는 결정적인 이유로 비용과 시간을 꼽는다. 집에서 전통 제사상을 직접 차리려면 장보기와 손질에만 수 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식재료비만 60만~100만 동 이상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냉동 세트는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차례에 필요한 기본 요리를 모두 갖추고 있어 물가가 치솟는 성수기 쇼핑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이러한 트렌드는 현대적 유통 시스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베트남 유통업체 센트럴 리테일 측은 "설 직전 패키지 형태의 전통 요리와 냉동 제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했다"며 "가격이 명확하게 적혀 있고 소분되어 있어 예산 관리가 쉽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체 사이공 꿉(Saigon Co.op)마트 역시 13만5000동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제사상을 선보였는데, 4인 가족 기준 40만 동 미만으로 상차림이 가능해 전통 의례를 간소화하려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 유통망인 윈마트(WinMart) 또한 설 매출이 작년보다 23%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중 전통 상차림 관련 상품군이 20%가량 늘었다. 윈마트 관계자는 "40만 동에서 150만 동 사이의 가격대 중, 특히 60만~70만 동 선의 세트가 가장 인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유통 전문가들은 명절 직전에 음식을 배달시키던 관행이 미리 준비된 냉동 패키지로 바뀌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소비자들이 성수기 가격 급등 리스크를 피하고 비용과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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