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퇴직연금 유치전 돌입

연말이 다가오면서 금융권의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이 전체 적립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적립금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보통 11~12월은 퇴직연금 신규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는 시기다. 또 기존 사업자의 절반 정도가 교체되기도 한다.

특히 내년은 퇴직연금 활성화 원년으로 꼽힌다. 2011년부터 현행 퇴직금 제도가 폐지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내년 중 기존의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규모 21조원, 가입자 수 230만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적립금 규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은행권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업종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은행이 4조7770억원(52.5%)로 가장 많고 생명보험 2조6586억원(29.2%), 증권 1조1380억원(12.5%), 손해보험 5311억원(5.8%) 등의 순이다.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의 전신인 퇴직보험을 개발하고 운용해왔으나 은행들이 퇴직연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업체별로는 삼성생명이 1조6389억원으로 1위를 기록 중이지만 국민은행(9251억원), 신한은행(8891억원), 우리은행(8671억원), 농협(5239억원), 기업은행(5030억원) 등의 추격이 거세다.

교보생명(4491억원)과 삼성화재(3507억원) 등은 10위 안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내년의 영업 화두를 퇴직연금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은행들이 대출과 연계해 퇴직연금을 판매하는 이른바 '꺾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금융권의 퇴직연금 판매실태를 점검키로 했다. 또 금융기관 간의 과열 경쟁으로 꺾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제재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은행권은 꺾기 논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에 대출해주면서 퇴직연금을 끼워 팔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퇴직연금 수익자는 근로자이고 대출자는 기업이기 때문에 꺾기가 성립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전국 1200여 개 영업점에 퇴직연금 전담 직원을 배치하기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영남권 공단 지역에 퇴직연금센터를 설립했다.

기업은행은 부행장 3명 등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공동 추진위원단'을 발족하고 영업점 경영평가에 퇴직연금 실적도 포함시켰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