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중국에 쏟는 정성은 각별하다. 중국을 발판으로 동북아시아 최고의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은행이 중국 진출 거점으로 홍콩이나 상하이 등을 선택한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동북 3성(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지난 2003년 국내 은행 최초로 중국 현지 은행인 칭다오 국제은행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여세를 몰아 2007년 12월에는 베이징에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중국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면서 한국계 은행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하나은행의 총 자산은 18억4900만 달러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예수금 8억6900만 달러, 대출금 13억21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며 1억1300만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1년 동안 총자산은 50%가 증가했으며 예수금 잔액 증가율은 무려 662%에 달한다.
2007년 말 5개에 불과하던 점포는 13개로 확대됐고, 특히 선양, 창춘, 하얼빈에 분행을 개설해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다.
특히 헤이룽장성 내 하일빈분행은 출범 6개월 만에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은 외자계 은행 중 최초로 헤이룽장성 내에 하얼빈분행을 개설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중국 지린은행의 유상증자에 3억1600만 달러를 투자해 18.44%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지린은행과 지분 매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투자를 미뤄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동북 3성의 주요 도시에 거점을 마련했다"며 "향후 이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영업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이다. 중국 하나은행은 다른 국내 은행과 달리 중국 금융권의 유명 인사들을 동사장(최고경영자)과 감사 등으로 임명했다. 부행장과 본부 부서장, 일선에서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지행장도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다.
법인 직원 100여 명 가운데 93%가 현지인이며 기업영업을 위한 기업금융전담역(RM)도 베이징은행 출신의 현지 금융 전문가다.
중국 하나은행은 매주 2회 직원과 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기업문화 연수를 통해 자주, 자율, 진취라는 하나은행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5년까지 세계 50대 은행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해외사업 부문을 총 자산의 15%, 순이익의 20%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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