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경제 변수들을 종합해서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예측한다는 전망의 기본 목표에 한참 못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다른 기관을 눈치보기 하거나 이미 발표된 지표를 조금씩 반영해 향후 전망치를 내놓는 수준이어서 별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30일 기획재정부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를 포함한 주요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시기별로 심하게 출렁거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작년 말에는 2009년 성장률을 2~4% 정도로 높게 잡고 있다가 막상 경기하강 속도가 빠른 것으로 지표가 나타나자 마이너스(-) 2% 이하로 대폭 내려 잡았고 다시 경기가 회복세로 돌자 뒤늦게 올려잡는 식이다.
정부는 우선 작년 강만수 전 재정부 장관 재임시절 2009년 성장률을 4%로 고집하다가 윤증현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2%로 대폭 낮춰버렸고 이후 경기회복에 맞춰 조금씩 올려 요즘은 0%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에 공식적인 수치가 나오겠지만 이미 올해가 거의 지나간 뒤라서 전망치라기보다는 결과물에 가까운 성격이 된다.
한국은행 역시 작년 12월12일 2% 성장을 예상했으나 올해 4월10일 -2.4%로 수정했고 이후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자 7월10일에 -1.6%로 상향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고치가 3.2%(작년 11월12일), 최저치가 -2.3%(5월13일)로 격차가 5.5% 포인트나 난다.
민간연구기관도 전망치가 출렁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고 3.2%(11월27일)를 예상했다가 최저 -2.4%(2월11일)로 내려잡았고 최근에 다시 0.2%로 수정했다. 최고-최저치의 격차는 5.5% 포인트다.
LG경제연구소 역시 3.6%(작년 10월14일)와 -2.1%(올해 3월15일)로 5.7% 포인트의 격차를 보인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작년 11월 2.0% 에서 올해 2월 -4%로 떨어뜨려 국내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가 10월에 다시 -1.0%로 수정했다.
앞으로의 변수를 예상해 경기동향을 정확하게 예측한 곳은 전혀 없고 당장의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마저 틀려 전망치를 엉뚱하게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세계경제가 급변하고 각국의 대처도 적극적이어서 경제예측이 쉽지 않았던 측면이 있지만 이처럼 불과 한두 달 뒤의 경제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전문기관으로서의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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